비상계엄에 유통업계 ‘긴장감’ 감돌아
“당장 영향은 없지만 장기화에 대비”
“당장 영향은 없지만 장기화에 대비”
이미지 확대보기9일 업계에선 정국 불안이 장기화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당장 눈에 보이는 영향은 없지만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물론 지금도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니다. 곧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내년 1월에 있는 설날 등 연말특수를 기대해야 하는 시점에 마케팅조차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통상 유통업계에서는 4분기 매출 규모가 가장 크다. 1년 중 가장 화려한 크리스마스가 12월에 있고, 이외에도 연말특수를 노리는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할 수 있는 건 ‘예의주시’뿐일 수도 있기에 조심스럽다.
특히 백화점과 대형마트서 우려하는 바가 크다. 연말을 맞아 진즉부터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해 고객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단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들은 정치적 혼란이 소비자 심리에 미칠 영향을 주목하고 있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도 정국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를 대비하는 모양새다.
식품업계도 고심이 깊다. 세계 식량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상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값이 급락하자 먹거리 가격이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27.5로 지난해 4월(128.4) 이후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식량 가격이 오른 건 팜유·카놀라유 등 식물성 기름 가격이 오른 탓이다.
지수를 구성하는 5개 품목 중 하나인 식물성 기름 가격 지수는 지난 10월(152.7) 대비 11.4p(7.5%) 오른 164.1을 기록했다.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였다.
FAO는 “동남아 지역에 내린 큰 비로 인해 팜유 생산에 대한 우려가 나타나며 국제 팜유 가격이 6개월 연속 상승했다”며 “카놀라유와 해바라기유 등 다른 기름도 생산 감소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FAO는 매달 24개 식품의 국제 가격을 조사해 지난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기준(100)으로 지수를 산정해 발표한다.
식량자급률이 하위권인 한국은 식품 원재료 등을 많이 수입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원재료 수입 가격이 오르면 식품 물가가 오를 수 있다. 내수 부진 속에 라면부터 빵과 고기, 과일, 커피에 이르기까지 가격이 오를 경우 장바구니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식품 물가는 이미 몇 년 전에 비해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달 기준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물가 지수는 121.3으로 기준시점인 2020년(100) 대비 21.3% 올랐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는 이보다 낮은 114.4였다.
올해 식품업체들은 과자, 커피, 김 등의 가격을 올렸다. 외식업체로는 BBQ와 굽네가 치킨 가격을 올렸고 맥도날드, 롯데리아, 맘스터치는 버거 가격을 인상했다.
김수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mks@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