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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국타이어그룹, 조현범 회장 출범부터 ‘삐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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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 한국타이어그룹, 조현범 회장 출범부터 ‘삐거덕’

조현범 회장 이사회 의결 거치지 않아 논란 여지도…조양래 명예회장 성년후견 결과에 따라 후폭풍 예상, 조양래 명예회장의 높은 보수에 대해서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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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로벌이코노믹
한국타이어그룹은 조현범 회장의 출범 직후부터 ‘삐거덕’ 잡음이 그치지 않는 모습입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지난 22일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조현범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함께 조현범 사장의 아버지 조양래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고 조현범 사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형 조현식 부회장은 고문으로 물러났습니다.
조현범 회장이 한국앤컴퍼니의 경영 전면에 나서 실직적인 최고 정점의 지위에 올랐고 아버지와 형이 경영에서 물러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입니다.

그러나 조현범 회장의 출범 체제가 되는 첫 단계부터 조 회장이 정관에 규정된 회장 선임에 대한 절차를 도외시한 것으로 나타나 회장 선임 여부가 논란의 여지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한국앤컴퍼니의 정관 제37조에는 ‘회사는 이사회의 결의로 대표이사,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약간 명을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앤컴퍼니의 회장 선임 첫단계부터 정관 제37조에 규정된 이사회 결의가 빠져 있는 것으로 조현범 회장 체제의 출범이 정관에서 정한 절차를 도외시했다는 지적입니다.

한국앤컴퍼니는 정관 뿐만 아니라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도 이같은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앤컴퍼니가 지난 5월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따르면 이사회 운영규정 제10조에는 이사회에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의 선임 및 해임을 부의토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앤컴퍼니는 조현범 회장의 선임에 대해 이사회에 부의해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앤컴퍼니의 이사회의 9월말 기준 사내이사는 조현식 부회장, 조현범 사장, 원종필 전무가 등재되어 있습니다.

사외이사에는 김순기 서강대 대외부총장, 김한규 Hermanus Partners 대표, 전병준 SK 이노베이션 상근 고문, 이한상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한상 사외이사는 조현범 회장과 경영 승계다툼을 벌여온 조현식 고문의 추천인사입니다.

일각에서는 조현범 회장이 이사회의 결의 절차를 밟지 않고 회장에 선임된 데는 이사회 내부에서 이견이 있을 경우 기록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 결의 없이 조현범 사장의 회장 선임을 추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양래 명예회장 성년후견심판 청구에 따른 결과도 조현범 회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변수입니다. 결과에 따라 커다란 후폭풍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성년 후견 심판 절차를 진행 중인 조양래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정신감정을 이미 제출된 진료 기록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 20일 법원에 이미 제출된 조 명예회장의 진료 기록에 대한 각자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취지의 기타명령을 내리고 이를 사건 당사자들에게 송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서울가정법원이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기 전에 조현범 회장 체제를 조속히 굳히려는 사전대비책인 것으로 보입니다.

조양래 명예회장에 대한 성년 후견 심판은 지난해 7월 30일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의 청구로부터 시작됐습니다.

조 이사장은 조양래 명예회장이 작년 6월 차남인 조현범 그룹 회장에게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식 전부를 매각한 것을 문제 삼으면서 한국타이어그룹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조양래 회장이 한국타이어그룹의 회장에서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조양래 회장의 보수에 대해서도 조현범 회장 체제에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그동안 한국앤컴퍼니의 미등기임원 회장이자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미등기임원 회장으로 상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양래 명예회장은 한국타이어로부터 올해 6월말 누계 8억4400만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조 명예회장이 받은 보수는 전년동기의 7억8700만원에 비해 7.2% 더 많습니다. 한국타이어는 조양래 명예회장의 9월말 보수 누계에 대해서는 공시하지 않았습니다. 조 회장은 1937년 10월생으로 84세입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 한국타이어로부터 39억7200만원의 보수를 받았습니다. 조 회장의 보수는 전년동기의 20억5700만원에 비해 93.1% 급증했습니다.

조양래 명예회장이 한국타이어의 미등기 임원으로 받는 보수가 지나치게 과다하다는 지적과 함께 조양래 명예회장이 받아오던 보수가 조현범 회장에게 돌아갈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조현범 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조현범 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정관을 따르지 않은 회장 선임 절차와 함께 조양래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청구 결과 여부 및 오너가의 보수 등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는 모습입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