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핵심기업인 신세계는 지난 2011년 5월 기업분할 당시 인적분할을 적용해 주주들이 지분별로 신세계와 이마트의 주식을 갖게 됐습니다.
신세계의 인적분할 결과 이명희 회장에게는 존속법인인 신세계의 지분 17.30%(170만2890주), 이마트의 지분 17.30%(482만1595주)가 돌아갔습니다.
2016년 4월에는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자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지분을 맞교환하면서 사실상 남매 분리경영 체제로 들어섰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 지분 72만203주를 정 총괄사장에게, 정유경 총괄사장은 이마트 지분 70만1203주를 정 부회장에게 각각 넘겼습니다. 지분 맞교환으로 정 부회장이 보유한 신세계 지분과 정 총괄사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은 각각 0(제로)이 되며 남매경영 체제를 갖췄습니다.
신세계그룹은 2011년 신세계를 인적분할하면서 신세계와 이마트를 두 축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구상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이명희 회장은 2020년 9월 이마트 보유 지분 가운데 8.22%를 정용진 부회장에게, 신세계 보유 지분 가운데 8.22%를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각각 양도하면서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의 최대주주로 등극하게 됐습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이마트의 지분 18.56%(517만2911주)를 최대주주이며 정유경 총괄사장이 신세계의 지분 18.56%(182만7521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가 된 것도 이같은 배경입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보유 지분이 똑같이 18.56%에 달하는 데는 인적분할과 지분교환, 이명희 회장의 주식 양도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신세계가 2011년 기업분할을 할 때 인적분할 대신에 물적분할을 했으면 현재와 같은 남매경영은 이뤄질 수 없고 이마트의 최대주주는 신세계로 남아 있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마트는 정용진 부회장이 인적분할로 이마트 개인 지분을 확보한 후 2018년 12월에는 물적분할로 이마트몰을 설립했습니다. 이마트몰의 지분 100%는 이마트로 돌아갔고 이마트의 일반주주들에게는 주식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신세계도 2018년 12월 정유경 총괄사장이 인적분할로 신세계의 지분을 보유한 가운데 물적분할을 실시해 신세계몰을 출범시켰습니다. 신세계몰의 지분 100%는 신세계로 돌아갔고 신세계의 일반주주들은 신세계몰의 주식을 한주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마트몰은 출범 당시 자본금 100억원에서 2019년 3월 1일 자본금 100억원인 신세계몰과 합병한 후 회사명을 SSG닷컴(에스에스지닷컴)으로 변경했습니다.
SSG닷컴은 신세계몰과의 합병에 이어 2019년 3월 15일 유상증자 결정 후 3월 28일 신주발행에 따른 변경등기를 진행한 결과 이마트가 지분 50.1%(200만주)를 갖는 최대주주로 올라섰습니다.
SSG닷컴은 합병신주 발행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주식발행초과금 1조5014억원이 발생했고 2020년 12월 말 자본총계가 1조4324억2534만원으로 불어났습니다.
이마트는 물적분할로 SSG닷컴의 지분 100%를 가져간데 이어 신세계몰과 합병과 유상증자 등을 거치면서 지분 50.1%를 갖게 되면서 오너가에 유리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됐습니다.
신세계는 2011년 인적분할로 남매경영이 가능한 오너가를 위한 기업분할을 한데 이어 2018년에는 신세계와 이마트가 물적분할을 실시해 신설법인의 지분을 100% 회사가 갖게 되면서 신세계 오너가에 수혜가 집중되는 기업분할을 적용했다 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는 올해 SSG닷컴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SSG닷컴의 기업가치를 10조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SSG닷컴으로부터 물적분할해 설립된 SSG닷컴이 이마트의 시가총액 약 4조2000억원 규모보다 2.4배 가량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물적분할한 SSG닷컴이 모기업인 이마트의 가치보다 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마트는 물적분할로 SSG닷컴의 기업가치의 절반인 5조원 가량을 얻게 됐지만 이마트의 일반주주들은 물적분할로 인해 SSG닷컴의 주식을 한주도 받지 못했고 되레 SSG닷컴의 상장시 이중상장으로 인한 이마트 주가하락을 걱정해야 할 형편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가 인적분할로 신세계와 이마트로 나눌 때 주주별로 지분을 배정한 것과는 달리 2018년 12월 이마트와 신세계가 물적분할로 SSG닷컴의 전신인 이마트몰과 신세계몰을 설립한데 대해 오너가에 유리한 기업분할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