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코로나19의 변종인 오미크론의 폭발적 확산을 떨치지 못한 채 임인년 새해를 맞았다. 새해 벽두부터 코로나 블루에 우울한 국민 정서는 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선 비호감 후보들의 비윤리적 논쟁까지 겹쳐 지친 상태이다. 미래 비전 없이 일회성으로 살포하는 단세포적 포퓰리즘만 남발하는 양 당의 후보자에 대한 여론은 시끄럽기만 하다.
'베끼고 주고받는 붕어빵 공약' '정책 차이 없어 네거티브 난무' '표 노린 선거전 초유의 추경증액, 여·야 따로 없네' '稅폭탄에 무너지는 불안' '이름을 가리면 누구건지 헷갈리는' '방역죄고 현금풀기 7번째…나랏빚 부메랑' '알맹이 없는 지방 살리기 공약' 등 혼란스럽기만 하다. 국가 ESG 리더십 측면에서 특히 'Social(사회적 책임·신뢰·소통·정의 등)' 부문의 진정성 있는 후보는 찾기 어렵다. 선거 때마다 SOC 정책만 재탕·삼탕하는 보여주기식 사업에 치중해 15년 된 전국 혁신도시는 주말만 되면 '텅 빈 도시'로 변한다. 아직도 후보들의 비상식적·비도덕적 자질은 물론 '국민 갈라치기' 구호만 요란한 가운데 우리의 미래 세대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ESG 리더십이 요구되는 순간이다.
국가 ESG 리더십이란 ESG 융합을 토대로 국가를 지혜롭게 이끌어가는 지도자로서 능력을 뜻하는데 유엔이 2015년 결의했던 '지속가능발전목표(UN-SDGs)'에서 '인간·지구·번영·평화·파트너십'의 5개 영역에서 17개로 제안한 국가의 방향성에 기인한다. 'UN-SDGs'에서 결정했던 주요 요소는 빈곤종식(1) 질병 없는 건강한 삶 보장과 복지증진(3) 위생(6) 양질의 일자리 증진과 경제성장(8) 지속가능한 산업화 증진과 혁신(9) 지속가능한 도시·주거지 조성(11) 기후변화대응(13) 해양자원의 보존과 이용(14) 육상생태계 보호·산림관리·사막화 방지·생물다양성 손실 중단(15) 평화·정의·책임·포용적 사회증진(16) 글로벌 파트너십 활성화(17) 등으로 요약된다. 최근 국가 ESG 리더십을 발휘한 대표적 사례는 대만의 기적을 이룬 차이잉원 총통을 들 수 있다.
먼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성과이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지난 11일 대만은 극도로 대립된 중국·미국의 양안관계 악화에도 대중 수출이 225조9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하여 6%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이뤘고, 증시 상승률도 22%에 달해 4%에 그친 한국·일본·중국의 증시 상승률을 압도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수출은 과학기술 분야인 반도체·전자부품을 중심으로 24.8%가 증가해 전년 증가율 11.9%의 배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I)은 미 상무부 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대만이 미국의 8번째 큰 교역상대로 부상했다고 전했다. 대만은 초격차 과학기술로 극도로 대립된 미·중 모두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 것이다.
특히 대만은 팬데믹 방역의 성공으로 누구나 마스크 없이 송년 모임이 가능한 세계의 유례없는 기적을 만들었다. 한국 인구의 45% 수준인 대만에서 누적 확진자 수는 한국의 2.6%에 불과하다. 대만의 라이칭더 부총통은 하버드 강연에서 성공적인 팬데믹 방역의 모델을 과학방역‧신뢰방역‧소통방역‧정부-민간통합의 공동방역‧민주거버넌스 등으로 요약했다. '과학'은 스마트한 선제적·단계적 쾌속대응, '신뢰'는 약속이행의 솔선수범, '소통'은 솔직하고 투명한 국민 설득, '민주'는 사회적 합의를 기반으로 사회 갈등을 차단하고 상호협력적 단결을 꾀하는 것이다. 이처럼 대만의 경제발전은 물론 평화·정의·책임·포용적 사회증진에 성공한 차이잉원 총통은 2년 연속 세계가 극찬한 세계적 리더가 되었다.
글로벌 교육 배경을 지닌 그녀는 "나에게 정치 신념이란 인내심을 갖고 뚫리지 않을 것 같은 두꺼운 널빤지를 뚫는 것처럼 서서히 성실하고 정확하게 꿈을 이뤄내는 일이라고 믿는다. 이것이 바로 나의 기풍(氣風)이다"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이 "차이 총통은 소프트파워와 하드파워를 적절하게 구사하면서 더 거칠어진 중국의 공세를 이겨내고 있다"고 극찬했듯이, 한국에서도 세계적으로 극찬하는 스마트한 글로벌 리더(global politician)가 출현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