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9월 물적분할한 현대중공업을 상장시킨데 이어 올해 현대삼호중공업을 상장시키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주요 자회사 3곳이 주식시장에 상장됩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소액주주들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으로 지주회사 할인 요인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며 심한 반발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시가 총액은 상장된 자회사의 지분 가치에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의 지분 79.72%(7077만3116주)를 갖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지난달 28일 종가는 9만9300원으로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 시가총액이 7조278억원에 달합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와 함께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42.20%(1693만6492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미포조선의 지난달 28일 종가는 6만8500원으로 한국조선해양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의 시가총액은 1조1601억원에 이릅니다.
한국조선해양이 갖고 있는 현대중공업 지분과 현대미포조선 지분의 시가총액은 8조1879억원 규모입니다. 반면 한국조선해양의 전체 시가총액은 5조6406억원에 불과합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은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시가총액 합계인 8조1879억원의 69%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시가총액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 지분에 해당하는 시가총액에도 못미치는 이른바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상장으로 인한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로 고통을 받은데 이어 또다시 현대삼호중공업까지 상장된다는 데 속을 태우는 모습입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연내 상장을 추진하는 데에는 지난 2017년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로부터 4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2022년 상장을 약속했고 상장에 실패할 경우 원금에 연 9.5%의 이자를 얹어 보상하는 조항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한국조선해양이 지분 80.54%(2470만1637주), 트리톤1호(IMM PE)가 지분 15.15%(464만7201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상장하게 되면 기업가치 마저 낮아져 공모가 또한 하락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이 지주회사 디스카운트 우려 뿐만 아니라 현대삼호중공업의 공모가 또한 낮아질 수 있는 위험 속에서도 한국조선해양이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을 강행하려하자 소액주주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이 IMM PE로부터 투자자금을 유치하면서 상장 약속과 상장 실패 시 고 금리의 이자를 지불키로 약속한 데 대한 진위 여부에 대한 확인과 당시 경영진이 선관주의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해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물적분할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상장하는 과정에서 한국조선해양의 주가가 곤두박질 친 것을 나타났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해 5월 11일 고점 16만3500원을 찍었으나 현대중공업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주가 하락이 가속화됐습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지난해 9월 17일의 주가는 현대중공업 상장 전일인 9월 16일의 종가보다 10.97%(1만3000원) 급락한 10만5500원으로 장을 마쳤습니다.
이후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계속해서 하락했고 올해 1월 28일의 주가는 7만9700원으로 지난해 9월 17일의 종가 10만5500원보다 25.5% 떨어졌습니다. 현대중공업 상장 전일의 주가인 11만8500원에 비해서는 32.7% 하락한 수준입니다.
한국조선해양의 소액주주들이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 시 현대중공업 상장 전례와 같은 주가 급락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야 대선후보들은 자회사 상장으로 인해 모회사의 주가가 급락하는 등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속출하자 모회사와 자회사의 동시 상장과 관련한 규정을 개선하겠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김대성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kimd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