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3일 새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가 발표되었다. 국정과제는 국정운영의 핵심적인 과제로서 정부가 임기 중에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정책을 선언하고 이를 구체화한 계획이다. 국정과제는 국가와 국민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특히 기업환경 변화에 직결된다. 그러므로 기업들이 국정과제를 잘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새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중 ESG(환경·책임·투명 경영)에 대한 부분을 살펴보는 것은 기업뿐만 아니라 ESG를 추진하려는 모든 조직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다. 로펌 등이 분석한 자료를 참고하여 재정리하였다.먼저 새 정부의 국정비전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이다.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은 시대적 소명을 반영한 것이고, '대한민국이 직면한 대내외적 도전과 엄중한 시대적 갈림길에서 국민 역량을 결집해 국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선진국으로 재도약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또한,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는 국민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며,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들을 해결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나아지는 나라를 실현하고자 했다'고 한다. 국정과제의 분야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대략적으로라도 분류해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110대 국정과제 중 환경 관련은 '국정과제 68', '국정과제 86', '국정과제 87', '국정과제 88', '국정과제 89' 등 5개다. 환경 관련을 포함해서 넓게 보면 110개 중 ESG 관련은 7개로 6.4%가 된다. 그래도 그다지 높지 않은 수치다. '국정과제 68'은 "안심 먹거리, 건강한 생활환경"이고, '국정과제 86'은 "과학적인 탄소중립 이행방안 마련으로 녹색경제 전환"이고, '국정과제 87'은 "기후위기에 강한 물 환경과 자연 생태계 조성"이고, '국정과제 88'은 "미세먼지 걱정 없는 푸른 하늘"이고, '국정과제 89'는 "재활용을 통한 순환경제 완성" 등이다.
ESG 금융은 상장기업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으로 그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ESG 투자는 정보 및 역량이 충분하지 않아 대응이 제한적일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업무계획에서 금융주치의(기업은행), 경영컨설팅(신용보증기금) 등 중소기업 경영‧재무상황별 맞춤형 경영컨설팅 신설‧확대를 계획한 바 있다. 향후 이와 더불어 중소‧벤처기업의 ESG 투자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ESG 실사·진단 지원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과제 중 환경 분야를 살펴보면, 새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환경규제 분야의 경우 △국가 NDC 발표(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 40% 감축) △제5차 유엔환경총회에서의 탈 플라스틱 협약 마련 합의 △EU, 미국을 중심으로 한 탄소국경세 도입 논의 등에서 알 수 있듯 국내 규제의 흐름이 세계 규제의 흐름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 신정부에 들어서도 파격적인 규제 완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인수위원회의 기후· 환경정책방안을 보더라도 △탄소중립 실현 △기후위기에 대한 적극적 대응 △순환경제의 실현 등을 강조하고 있다.
새 정부의 110대 정책과제 중 ESG와 환경 관련 과제들을 들여다보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기대에 못미치고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 110대 정책과제를 수정 보완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정책과제들을 추진하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여 ESG 관련 정책 내용을 보완하여 좀더 적극적으로 범부처·범국민적으로 ESG를 추진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형남 국가ESG연구원 원장(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대한경영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