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ESG 투자 축소 재앙"…더 강력한 대책 필요

공유
0

[초점] "ESG 투자 축소 재앙"…더 강력한 대책 필요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글로벌이코노믹
2023년 하반기에 불황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글로벌 경제 침체 극복이 비즈니스 리더들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다. 당장 위기극복이 최선의 선택처럼 보이지만,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ESG) 노력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모두에게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KPMG의 최근 설문 조사에서 미국 CEO의 59%가 ESG 노력을 일시 중지하거나 축소해야 할 순간 앞에 놓여 있다고 반응했다.

◇ESG 투자에 대한 인식 변화


코로나 기간 임에도 불구하고 2021년 ESG 투자 총액은 32조 달러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2022년 ESG 투자 총액은 35조 달러로 전년 대비 8% 증가했다.

환경, 사회, 지배 구조(ESG)와 관련된 투자는 최근 몇 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다. 전 세계적으로 ESG 투자 관심이 높아졌다.

ESG 투자가 성장했던 이유는 첫째, 투자자들이 ESG 기업을 선호하고 투자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기업에 수익이 보장된다는 믿음 때문이다. 둘째, ESG 요소를 고려함으로써 고객이나 직원들의 신뢰가 높아져 비용과 위험을 줄일 수 있고, 수익을 늘릴 수 있다. 특히, 투자자들은 ESG 투자가 늘면 기후 변화와 같은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2023년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좀 달라지고 있다. 고금리에다 경기 불황 우려로 기업들이 당장 긴축 경영에 들어서면서다. KPMG의 설문 조사에서 기관 투자자의 대략 75%는 기업이 ESG 약속을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믿지 않는다. 따라서 2023년에는 ESG 투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경기침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ESG 투자를 줄이고 있다. 당장에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ESG 투자는 결국 이익

기업에 직접 몸을 담고 있지 않은 투자 자문가들은 경기침체나 불황에 대비한 위기 경영을 이유로 ESG에서 멀어지는 것이 비즈니스에 재앙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환경 공약을 축소하는 것은 결국 지구에 해로울 뿐만 아니라 수익에도 해를 끼칠 수 있다고 말한다. 당장 기후 문제는 올해도 가뭄과 무더위, 홍수, 산불, 곡물의 수확 감소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예산을 아끼기 위해 ESG 프로그램을 중단하면 사업의 지속성이 떨어지고, 소비자 인식이 후퇴하며 직원들 사이의 신뢰도 손상된다.

예를 들어, 소매, 패션 및 의류 분야의 많은 고객은 돈을 절약하기 위해 ESG를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지속 가능한 재료를 조달하는 것과 근로자에게 공정한 급여를 지급하는 것을 지지한다.

다시 말해서 고객들은 경기 침체기에 ESG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경기침체나 불황은 일시적이라는 것을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다. 반면, 기후 환경 보호는 시기를 잃으면 다시는 복원할 수 없다.

기업들이 경기 침체기에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지역 사회에 이익을 환원하기 위해 고비용 구조를 당분간 저비용으로 전환해 계속 운영할 수 있다.

그러나 기업들이 경기를 이유로 ESG 투자를 줄이는 것을 차단하려면 기업가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 결국, 강제적으로 이를 이행하도록 견인하는 장치가 더 강화되어야 한다.

일관된 보고 체계가 있어야 한다. 표준화된 보고 방법과 투명하게 보고해야 ESG 투자 감소를 막을 수 있다.

기업과 국제기관은 기업이 지속 가능성 보고를 위한 표준화된 프레임워크를 만들 필요성을 인식했다. 2021년 COP26 기후 회담에서 유엔과 참가국의 정부들은 표준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만들기 위해 국제 지속 가능성 표준위(ISSB)를 설립했다.

규제가 약화되어 지속 가능성 노력을 사전에 측정, 모니터링 및 보고하지 않으면 기업들은 규정을 더 준수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ESG 투자는 축소될 수밖에 없다.

미국과 EU는 대기업의 ESG 보고를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여기에는 가까운 시일 내에 자연 관련 위험의 의무 공개와 함께 단기적으로 기후 위험 보고가 포함된다.

◇한국도 ESG 정책 더 강화해야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흐름에 따라 ESG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높이고 있다. 한국의 ESG 시장 규모는 급격히 커졌다. 2021년에는 20조 원에 이르렀으며, 2025년에는 6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SG 시장의 확대는 기업의 적극적인 참여와 정부의 다양한 지원 정책에 기인한다. 정부는 ESG 정보를 공시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공시 방식과 기준은 한국거래소가 마련하고 있다. 또한,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세액공제와 채권 발행 등 여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ESG 인증제를 도입하여 기업의 ESG 수준을 평가하고 인증을 받은 기업에게 정책 지원과 금융 지원을 제공하는 것도 시장 활성화의 동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금리가 상승하면서 ESG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2022년에는 ESG 시장이 지난해보다 4조 원이나 감소하여 약 16조 원으로 추정된다.

우리는 경기침체 국면이지만 ESG에 대한 관심을 늦추어서는 안 된다. 글로벌 흐름을 주시하고 정부와 기업의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