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 MSPE 한국대표와 이상호 글랜우드투자자문 대표
[글로벌이코노믹=이성규 기자]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인 이상훈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한국대표와 이상호 글랜우드투자자문 대표가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는 '아버지의 후광’이 없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M&A 시장 규모는 40~50조원 정도로 관측된다. 우리금융 민영화를 중심으로 금융사들의 M&A는 물론 유동성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그룹사들의 자회사 매각 등이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들의 풍부한 보유현금도 M&A 시장에 대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시장에 사모펀드(PEF)들의 참여가 증가하는 것도 여기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다.
사모펀드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상황에서 농협PE-글랜우드 컨소시업의 동양매직 인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던 동양그룹의 자회사 매각이라는 점과 동양매직의 렌탈사업부와 농협금융지주의 리스사업부문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동양매직 인수전에 이목이 쏠린 이유는 글랜우드투자자문 때문이다. 이상호 글랜우드투자자문의 대표가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아들이라는 점이 시장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아버지의 후광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지만 아버지의 존재만을 가지고 입김이 작용했다고 판다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
사실 글랜우드는 동양매직 인수전이 시작됐을 당시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다. 동양매직 인수후보자로 현대백화점-기업은행-아주IB투자 컨소시엄, 쿠쿠홈시스-KTB PE 컨소시엄, 나이스그룹, KG그룹 등 쟁쟁한 후보들이 나섰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글랜우드는 인수 후보 대비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높아 시장의 이목은 집중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인수전이 시작되자 글랜우드는 돌변했다. 동양매직 인수에 관심을 보이던 일본 팔로마와의 협력 그리고 유통망을 공략하기 위해 하나로마트 등을 통해 동양매직 주목하고 있던 농협PE와의 손을 잡고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아무도 시선을 주지 않던 글랜우드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배경에 올 초 글랜우드에 합류한 이상호 대표의 활약과 그의 아버지인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향이 없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가 합류하기 전까지 최근 5년간 지분관계가 변하고 투자실적 또한 저조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형인 이상훈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MSPE) 한국대표도 한화 L&C 인수에 두각을 나타내며 주목을 받고 있다. 한화 L&C는 건자재 부문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이 사업을 모건스탠리 측이 사명까지 그대로 인수한다. 이전에도 이 대표는 한식 세계화를 꿈꾸는 놀부 NBG를 2011년에 인수했고 작년에는 위생용지로 유명한 모나리자를 인수하는 등 M&A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이상훈 대표는 2011년 MSPE 대표로 선임되기 전까지 삼성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증권 등을 거치며 기업 금융관련 실전 경험을 쌓았다.
이 대표 또한 지난해까지 골드만삭스 한국 지점 상무로 일하며 M&A 자문 등에 주력해 전문 역량을 쌓았다. 따라서 굵직한 M&A 참여와 성사시키는 과정이 단순 아버지 후광 효과로 치부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학수 부사장의 영향이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두 아들이 성장 과정에서 유능한 기업인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며 “능력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아버지의 후광효과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