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경영본귀, 지주사 전환 공론화
신회장의 '지주사 전환 공론화' 의지에 따라 롯데그룹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신회장이 석방된 지 5일 만에 롯데케미칼을 지주사 체제로 편입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롯데지주가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지분 796만5천201주를 2조2274억 원에 매입했다. 롯데 지주는 롯데케미칼 지분을 매입하기 위해 2조350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냄에 따라 롯데그룹 금융계열사 매각을 통해 지주사 전환에 마침표를 찍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그룹 금융계열사는 지주사 전환을 위해 이들 계열사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현행 현행법상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롯데그룹은 인적물적분할을 통해지난해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법적으론 유예기간이 끝나는 내년 10월까지 롯데지주 내 금융 계열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롯데그룹의 금융계열사는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데손해보험 등이다. 이 가운데 시장이 가장 눈독을 들이는 매물은 롯데카드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는 롯데지주로 지분 93.78%를 보유했다.
카드업황 둔화에도 불구하고 안정적 실적이 최대매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영업이익은 776억원, 당기순이익은 5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각각 62%, 9.2% 하락했으나 카드수수료인하 등 전방위적 규제와 업황불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이다.
◇지주사 비은행 강화 분위기…매각가 관건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롯데카드 매각주간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며, 매각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매각을 매듭지은 뒤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롯데캐피탈 지분(25.64%), 롯데손해보험 지분 23.68% 처분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적인 흥행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은행권의 비은행부문 강화는 호재다. 대형 금융지주사 중심으로 비은행부문을 확대하며 M&A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 최근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2조3000억여원에 매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KB금융도 콘퍼런스 콜에서 "그룹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서 취약한 생명보험 분야 강화를 위해 생명보험사 인수를 우선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며 비은행강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롯데카드의 유력인수후보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중인 우리은행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우리카드의 총자산은 9조1032억원으로 롯데카드(12조240억원)와 합칠 경우 업계 3위 카드사로 규모의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단 매각가격이 변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지분 93.8% 가치를 PBR 0.35~0.5배(7220억~1조원)로 평가했지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매각을 가정시 이보다 높은 가격에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 캐피탈만 떼놓고 보면 우리금융그룹이 이 가격대로 선뜻 인수에 나설지 불투명하다. 최근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에서 보듯 과감한 인수합병보다 내실다지기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인수에 따른 합병효과보다 타업권 개척 쪽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카드를 거느리고 있는 우리은행이 지주사전환을 위해 7000억원 이상을 배팅할지 의문”이라며 “다른 PEF 쪽으로 매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롯데금융계열사는 롯데카드 외에 차별성이 부족한 계륵 같은 매물”이라며 “인수가를 낮추지 않는한 매각이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