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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손보험료 14.2% 인상··· 흑자 자동차보험도 설마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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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손보험료 14.2% 인상··· 흑자 자동차보험도 설마 인상?

개선되던 자동차보험 손해율, 다시 악화 추세
업계 “정비수가 인상 등 원가상승요인도 반영돼야”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간 줄다리기 끝에 올해 실손보험료가 평균 14.2% 인상되는 것으로 마무리된 가운데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손보험의 경우 비급여진료 증가로 손해율이 악화되며 손실을 보고 있으나 자동차보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손해율이 개선되면서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손보업계는 겨울철 사고 증가와 위드 코로나 재개 등으로 다시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 다시 악화 추세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5%를 차지하는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의 지난해 11월 기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5%~87.4%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기준 이들 4개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9.5~84.0%로 한 달 사이 크게 올랐다.

구체적으로 삼성화재가 79.5%에서 86.5%로, 현대해상도 82.3%에서 87.4%로 뛰었다. DB손해보험은 80.8%에서 85.5%로, KB손해보험은 84.0%에서 87.0%로 악화됐다. 그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사고건수가 줄면서 하락하던 손해율이 지난해 11월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다시 오르는 모습이다.

통상 손보사들은 77~80%를 손해율의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을 유지하기 위한 사업비율이 대략 20% 수준에서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으로 흑자를 내려면 손해율에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이 100%를 넘지 말아야 한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손해율이 80%라는 것은 고객으로부터 보험료로 100원을 받아 보험금으로 80원을 지급한 것을 의미한다. 2019년 100%를 웃돌았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0년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흑자를 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는 2017년 이후 4년 만이다.

하지만 2018~2020년 3년간 누적 적자 규모는 2조7481억 원에 달한다. 감독당국 통계를 보면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2017년 266억 원의 흑자를 냈으나 2018년 7237억 원 적자를 냈고 2019년에는 적자 폭이 1조6445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0년에는 3799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 “원가상승요인도 반영돼야”


금융당국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관련 실적이 나오는 2월 이후 손보업계와 자동차보험료 인상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보험료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인데다가 소비자물가지수 산정에 포함될 만큼 국민생활과 밀접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간접적 가격 통제를 받고 있다.

손보업계는 지난해 흑자를 봤다고 해도 그간 누적된 손실에 따른 적자 규모가 크다며 동결 혹은 인상을 바라고 있다. 위드 코로나가 다시 시행될 경우 손해율은 급격히 악화될 수 있으며 자동차 정비 공임비 인상, 최저임금 인상, 도료비 인상 등도 보험료 원가 상승 요인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동차보험 정비수가는 지난해 12월 4.5% 인상됐다. 손보업계는 정비수가 4.5% 인상 시 산술적으로 보험료는 1%대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동차보험료의 원가인 일용직 근로자 임금(일용임금)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동차보험에 따라 손해배상을 할 때 피해자의 소득이나 직업을 입증하기 어려울 경우 일용직 근로자 임금을 적용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 시 일용임금도 오르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사고 건 수는 줄었으나 한방 진료 급증으로 건당 손해액은 늘었다”며 “아직까지 누적적자도 큰 상황인데 손해율이 개선되자마자 바로 보험료를 인하하라고 하면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판매를 꺼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도 자동차보험이 들어 오는게 부담스럽다”며 “예전에는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운전자 보험도 같이 들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다 비교해보고 따로 가입하기 때문에 자동차보험 판매를 토대로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 보험으로 연계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