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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무료에 애플페이 수수료 내릴까…中보다 5배 수수료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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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페이 무료에 애플페이 수수료 내릴까…中보다 5배 수수료에 불만

삼성페이.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삼성페이. 사진=연합뉴스
삼성페이가 최대 1000억원으로 예상되는 수수료 무료를 유지하면서 카드업계가 안도의 한숨을 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페이에 높은 비용을 지급하는 현대카드 수수료도 인하 효과가 발생할지 주목되고 있다. 카드업계는 중국보다 5배 높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애플페이 수수료율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며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2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9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삼성페이 수수료 무료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국내 페이 생태계 발전을 위해 카드사들과 지속 상생하고 소비자들을 위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드사와의 세부 계약 기간과 조건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동안 카드사들과 삼성페이 무료 계약을 자동 연장해왔던 삼성전자는 오는 8월에 만료되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유료화 가능성이 점쳐졌다. 애플페이와 동일한 수수료율을 적용할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삼성페이의 유료화 전환은 기정사실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삼성전자가 무료 정책을 이어가기로 결정하면서 수수료 부과에 대한 우려는 일단락됐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애플페이로의 카드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카드업계는 삼성페이가 유료화될 시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면서 소비자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에 따른 이미지 악화를 삼성전자가 염려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유료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으나 고심 끝에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삼성전자의 결정에 환영하고 있다. 안 그래도 지속적인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페이 수수료 부담까지 더해지면 수익 악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드업계에서는 삼성페이가 유료화될 경우 700억~1000억원에 달하는 연간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추정치가 나왔다. 삼성페이를 시작으로 다른 간편결제사들이 줄줄이 수수료를 부과하는 도미노 현상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이번 삼성전자의 판단으로 이 같은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카드사들은 안도의 한숨을 돌리게 됐다. 이 영향으로 향후 애플과의 협상에서도 어느 정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애플페이에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 현대카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카드가 과도한 수수료율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애플페이를 들여와 페이 수수료 경쟁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어서다. 업계는 애플이 국내에서 거둬들이는 수수료가 국외에 비해 너무 높다는 입장이다.

현재 현대카드는 결제 건당 0.15%의 수수료를 애플에 건네고 있다. 이는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들 중 최고치에 속한다. 다른 국가의 경우를 살펴보면 러시아가 0.12%, 이스라엘이 0.05%, 중국이 0.03%다. 중국과 비교하면 무려 5배에 달하는 수수료를 국내 카드사가 애플에 지급해야 하는 것이다.
카드노조는 지난 17일 카드업계 현안 기자간담회를 열고 애플페이 수수료가 국외와 비교해 너무 높다고 비판했다. 김재범 금융노조 사무총장은 “우리나라 애플페이 수수료율은 다른 국가보다 턱없이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이 애플의 ‘글로벌 호구’가 돼가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는 과도한 수수료가 카드사의 수익성을 악화시켜 장기적으로는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할 수 있는 만큼 애플이 수수료를 인하하는 등의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삼성페이도 무료 유지를 결정했으나 유료화 전환에 대한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페이사들의 높은 수수료 부과가 결국에는 소비자 혜택 축소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카드사와 소비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손규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bal4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