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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신남방 속빈강정] 은행 신남방 부실채권 고공행진...영국의 36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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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文신남방 속빈강정] 은행 신남방 부실채권 고공행진...영국의 36배

국내은행 신남방국가 부실채권비율과 잔액. 자료=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 금융감독원이미지 확대보기
국내은행 신남방국가 부실채권비율과 잔액. 자료=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실, 금융감독원
신남방정책의 핵심 국가인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인도에 진출한 국내은행들의 자산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신남방 11개국에 진출한 국내은행의 부실채권(NPL·고정이하여신)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4%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은행 해외점포 중 영국과 비교해 NPL 비율이 약 36배, 미국의 약 20배 높은 수준으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6~2023년 국내은행 신남방국가 11개국 진출 추이' 자료에 따르면 2016년 0.59% 수준이던 신남방 소재 점포 NPL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3.96%까지 치솟았다. 이는 같은 기간 해외점포 평균인 1.50%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영국(0.1%), 미국(0.19%), 일본(0.71%) 등 주요 국가에 진출한 지점들과 비교하면 몇십 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NPL 비율은 금융기관 대출금 중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의 비율로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중요한 지표다.

신남방정책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인도네시아 방문 당시 공식 발표한 핵심 외교정책으로 사람(People), 상생번영(Prosperity), 평화(Peace) 공동체를 추구하는 것이 목표다. 신남방국가는 평균 연령 30세와 20억 명이 넘는 인구로 젊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를 받아왔다.

국내은행들은 신성장동력 발굴, 비이자수익 증대 등 수익원 다변화를 위해 신남방국가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미얀마 정치 불안 등으로 신남방국가의 경제가 위축되면서 금융기관의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지고 있다.

팬데믹 이후 항공·해운 등 코로나19 민감 업종에서 부실이 발생하고 금리 인상에 따른 연체율 상승 등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과 수익성이 낮아졌다.

국내은행 신남방 소재 점포 NPL 비율은 2020년 말 기준 전년도 1.21%에서 약 4.7배 급증한 5.68%를 기록했다. 이후 2021년 말 4.88%로 소폭 개선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항공·해운 등 코로나19 민감 업종 여신 등에서 부실이 발생해 건전성이 악화됐으며 이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로 수익성도 악화됐다"고 밝혔다.

신남방 소재 점포 NPL 금액도 다른 해외점포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2019년 말 기준 신난방 소재 점포 NPL은 2억6200만 달러(약 3425억원)에서 2020년 17억9200만 달러(약 2조3427억원)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후 2021년 말 기준 17억2100만 달러(약 2조2500억원), 2022년 15억2100만 달러(약 1조9884억원)로 높은 수준을 이어갔다.

2022년 전체 해외점포 NPL 규모는 19억2200만 달러로 신남방 소재 점포가 전체 NPL의 79.14%를 차지하고 있어 자산건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반면 국내은행 영국 소재 점포는 1100만 달러(약 144억원), 미국 점포는 3100만 달러(약 405억원), 홍콩 3700만 달러(약 484억원), 일본 8800만 달러(약 1151억원)로 신남방 점포와 큰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20년에는 국민은행의 부코핀은행 인수가 크게 작용했다"며 "부코핀은행의 NPL이 29.8%로 신남방국가 중 인도네시아는 비우량은행 인수를 조건으로 진출해 부실채권 비율이 전반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권 전체 부실채권도 증가 추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은행 NPL 비율은 전분기보다 0.01%포인트 늘어난 0.41%로 잠정 집계됐다.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총여신이 8조3000억원 늘어나고, NPL 규모는 3000억원 증가해 통계적 착시효과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은행 신남방국가 점포의 현지화 수준도 정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남방 점포의 현지화 지표 종합평가 등급은 2016년 1º등급에서 2017년 1-등급으로 한 단계 하락한 이후 2022년까지 1-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노훈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unjuro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