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3%대에서 최대 9% 진입 ‘눈앞’…조달비용 상승 영향
고금리 부담에 내수 판매도 ‘곤두박질’…7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
고금리 부담에 내수 판매도 ‘곤두박질’…7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

26일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롯데·신한·하나·우리·삼성·KB국민카드 등 자동차 할부를 취급하는 6개 카드사의 할부금리는 이날 기준 최고 8.7%, 최저 5.4%로 집계됐다. 기준은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그랜저’(신차)를 현금구매비율 30%, 대출기간 36개월로 구매했을 때다. 카드사별 최고 금리는 우리카드가 8.7%로 가장 높고, 하나카드 8.5%, 삼성카드 8.2%, KB국민카드 7.2%, 신한카드 6.5%, 롯데카드 5.9% 순으로 나타났다. 최저금리는 5.4%에서 6.1%다.
이는 작년 말 신차 할부금리가 최저 7%에서 11%대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내려간 수준이다. 당시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 영향에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동차 할부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다만 3년 전인 2020년 자동차 할부금리가 2%에서 3%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3년간 이자 부담만 최대 4배 이상 커진 셈이다.
특히 올해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가 종료하면서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력은 더 약화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30일자로 개소세율을 출고가의 5%에서 3.5%(한도 100만 원)로 인하한 탄력세율 조치를 종료한 바 있다.
이후 지난 7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총 14만1350대로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올해 7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3만6089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 감소했고, 8월(13만667대)과 9월(13만3709대)에도 각각 0.7%, 4.7% 줄었다.
완성차 업계는 현재 자동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통상 10월부터 12월까지는 연간 판매 대수의 30%에서 40%가 몰리는 ‘대목’으로 불린다. 현대차·기아를 포함해 수입차 업체들도 가격 할인이나 마일리지 등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2023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 기간 현대차그룹은 그랜저 최대 400만 원, 제네시스 G80 최대 10%, K5 최대 7% 등의 할인을 해준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경우 2024년형 QM6를 최대 390만 원 할인하는 등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다만 내수 판매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좌우하는 할부 이자 수준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구매여건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소비자들의 전체 자동차 구매의향 지수는 79.2로 전월 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 딜로이트 측은 보고서를 통해 “고금리 부담 등 경기불안 요소가 지속하고, 높은 수준의 자동차 할부금리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구매 심리가 위축했다”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