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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내리면 뭐하나”… 車할부 금리 3년간 ‘4배’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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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값 내리면 뭐하나”… 車할부 금리 3년간 ‘4배’ 폭등

2020년 2~3%대에서 최대 9% 진입 ‘눈앞’…조달비용 상승 영향
고금리 부담에 내수 판매도 ‘곤두박질’…7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
자동차 할부 이자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악화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자동차 할부 이자가 치솟으면서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악화하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자동차 업계가 연말 최대 성수기를 겨냥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구매 수단인 ‘자동차 할부 이자’가 치솟아 소비자 부담이 되레 커졌다. 자동차 할부금리는 지난 2020년 이후 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서 최대 4배나 올랐다. 고금리 지속으로 자동차 할부 재원인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비용부담이 커진 탓이다.

26일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롯데·신한·하나·우리·삼성·KB국민카드 등 자동차 할부를 취급하는 6개 카드사의 할부금리는 이날 기준 최고 8.7%, 최저 5.4%로 집계됐다. 기준은 현대자동차의 ‘디 올 뉴 그랜저’(신차)를 현금구매비율 30%, 대출기간 36개월로 구매했을 때다. 카드사별 최고 금리는 우리카드가 8.7%로 가장 높고, 하나카드 8.5%, 삼성카드 8.2%, KB국민카드 7.2%, 신한카드 6.5%, 롯데카드 5.9% 순으로 나타났다. 최저금리는 5.4%에서 6.1%다.

이는 작년 말 신차 할부금리가 최저 7%에서 11%대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내려간 수준이다. 당시 기준금리 인상과 레고랜드 사태 등 영향에 여전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동차 할부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다만 3년 전인 2020년 자동차 할부금리가 2%에서 3%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3년간 이자 부담만 최대 4배 이상 커진 셈이다.

특히 올해 ‘개별소비세’(개소세) 인하가 종료하면서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력은 더 약화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6월30일자로 개소세율을 출고가의 5%에서 3.5%(한도 100만 원)로 인하한 탄력세율 조치를 종료한 바 있다.
이후 지난 7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선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4개월 연속 감소세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를 보면 지난달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총 14만1350대로 1년 전보다 2.1% 감소했다. 올해 7월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3만6089대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5.0% 감소했고, 8월(13만667대)과 9월(13만3709대)에도 각각 0.7%, 4.7% 줄었다.

완성차 업계는 현재 자동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하고 있다. 통상 10월부터 12월까지는 연간 판매 대수의 30%에서 40%가 몰리는 ‘대목’으로 불린다. 현대차·기아를 포함해 수입차 업체들도 가격 할인이나 마일리지 등 혜택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달 말까지 열리는 ‘2023 코리아 세일 페스타(코세페)’ 기간 현대차그룹은 그랜저 최대 400만 원, 제네시스 G80 최대 10%, K5 최대 7% 등의 할인을 해준다. 르노코리아자동차의 경우 2024년형 QM6를 최대 390만 원 할인하는 등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다만 내수 판매량을 늘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좌우하는 할부 이자 수준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구매여건이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국내 소비자들의 전체 자동차 구매의향 지수는 79.2로 전월 대비 3.2포인트 하락했다. 딜로이트 측은 보고서를 통해 “고금리 부담 등 경기불안 요소가 지속하고, 높은 수준의 자동차 할부금리 등으로 인해 전반적인 구매 심리가 위축했다”고 설명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dtjrrud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