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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발목 잡힌 금리인하…하반기도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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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 발목 잡힌 금리인하…하반기도 불투명

한은, 올해 상반기 마지막 금통위서 기준금리 동결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 2.6%로 기존 전망 유지
성장률은 2.1→2.5% 상향…경기부양 위한 금리인하 명분 사라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고 상황이 1년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올해 초만 해도 상반기 중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되고 한은도 금리 인하 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잡히지 않는 물가 탓에 사실상 금리 인하 시점이 불투명해졌다는 분석이다.
한은 금통위는 23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2022년 4월과 5월, 7월(빅스텝), 8월, 10월(빅스텝), 11월에 이어 지난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회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하지만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둔화, 부동산 시장 위축 등 부작용이 커지자 지난해 2월 1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이후 같은 해 3월·5월·7월·8월·10월·11월, 올해 1월·2월·4월과 이달까지 11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사실상 지난해 초 한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이후 1년4개월째 묶어둔 셈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3.5%로 묶고 장기간 통화 긴축을 이어가는 것은 여전히 불안한 물가 탓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3.1%)과 3월(3.1%) 3%대를 유지하다가 4월(2.9%) 석 달 만에 2%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향후 물가 상승 기대 심리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이달 중 3.2%로 높아졌다.

한은도 물가에 대해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전망과 동일한 2.6%로 예상했다. 한은은 내년 물가상승률도 2.1%로 기존 전망(2.1%)을 그대로 유지했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1%에서 2.5%로 올려 잡았는데 이에 따라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한 '조기 금리 인하'의 명분도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올해 들어 3월까지 물가상승률이 3%대를 보였는데 4월 2.9%가 됐다고 낙관할 수는 없다"면서 "연간 물가상승률이 2%대 중반이 되려면 하반기 2% 초반대로 떨어져야 하는데 한은 전망치인 2.6%보다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