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임기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에게 최대 악재가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2년 전부터 티몬·위메프의 자본금 및 건전성 비율 문제를 파악했지만 감독 수단이 미비해 적극 대응하지 못해 책임론에 휩싸이고 있다.
또 거액의 판매대금을 물린 소상공인들이 연쇄 도산하고 금융권 피해가 확산되면 금융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비판도 커질 전망이다.
28일 금융당국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임기를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이복현 금감원장이 티몬·위메프 사태로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한다. 특히 지난 22일 열린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 원장의 월권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면서 본인의 권한을 넘어선 행보를 두고 논란이 커졌다.
국회에서 이 원장의 월권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는데 여당마저 등을 돌려 뼈아픈 상황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우리 금융감독 수장이 누구였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금융위원회가 금감원에 대한 그립감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이 원장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공매도' 발언 등과 관련해 "옳고 그름을 떠나 금감원장이 이런 식의 의견을 밝힌 데 대해 일부에선 월권이란 견해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티몬이 2019년, 위메프가 2020년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들어가자 금감원이 2022년 두 회사와 경영개선협약(MOU)을 체결한 것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MOU는 상호 협정이라, 금감원의 강제성 있는 개선 조치로 이어지진 못했다.
금융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금융사와 달리 등록업체인 PG사에 대해서는 경영개선 권고나 명령 등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이와 관련해 법적 사각지대에 있었던 터라 금융감독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지난 2021년 터진 '머지포인트 사태'를 겪고도 금융당국이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법적 권한이 없었다 하더라도 사태를 인지하고 이 지경이 되기까지 적절한 조치가 없었던 것은 금융당국의 책임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기를 1년도 채 안 남긴 상황에서 최악의 악재를 만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원장의 월권 행보에 대한 국회의 지적이 쏟아지면서 레임덕에 빠진 이 원장의 힘이 더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