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금융권 가계대출 연중 최고 증가폭 기록
"혼돈 크지 않았지만…추가 규제 대비 필요"
"혼돈 크지 않았지만…추가 규제 대비 필요"

9일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달보다 6조5000억원 증가했으며, 이중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동기간 6조2000억원 증가했다.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 폭이 6조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9월(6조8000억원) 이후 9개월 만이며,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 폭 역시 같은 해 8월(9조2000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7~8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어, 정부의 6.27 규제를 지속하면서 가계대출을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이번 대책의 성패는 풍선효과와 우회수단을 차단하며 정책을 지속 추진하는 데에 달렸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6.27 규제에 이어 주담대 적용 자본위험가중치 상향,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강화, DSR 적용 대상 확대 등을 추가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규제 불확실성에 따른 하반기 경영전략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은 연초부터 금융위·금융감독원에 대면·비대면 전 여신의 추이를 보고해왔으며 가계대출의 일별 증가 추이를 살펴 관리해왔기 때문에 기습 규제 시행으로 큰 혼돈이 있진 않았다”면서도 “다만 가계대출 영업 축소가 사실상 확정된 데다 언제 추가 규제가 나올지 몰라 사전에 대응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이미 주담대 영업을 축소하고 기업여신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 재정비를 하고 있다. 은행들은 6.27 규제 이후 일부 비대면 주담대 창구를 잠정 중단해둔 상태다. 비대면 창구는 전산상 서류 심사만으로 대출이 나오기 때문에 잠시 닫아두고 새로운 규제 내용을 반영한다는 이유다.
대신 기업대출 확보를 위한 조처를 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하반기 소상공인 금리 우대 한도는 기존 8조 원에서 9조5000억 원으로 상향 조정, 신한은행은 기업금리 우대한도를 12조원으로 설정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상 대출 특별판매 한도를 상반기보다 11조2700억원 늘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분간 은행 내부에서 ‘대출 추이 매일 보고’ 시스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