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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첫 지주회장 교체기 맞은 금융권…정권 입김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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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정부 첫 지주회장 교체기 맞은 금융권…정권 입김에 촉각

내년 3월 신한·우리·BNK금융 수장 임기 종료
경영성과 바탕 연임 대세론 속 관치금융 우려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각사이미지 확대보기
왼쪽부터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각사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지주 회장 교체기를 앞둔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임기 종료를 앞둔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이 금융권 안팎에서 경영 성과를 인정받으면서 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정권 초기인 만큼 정치권과 정권의 입김이 직간접으로 작용하면서 예상 밖 결과나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로 끝난다.

이들 모두 경영 성과만 봤을 때 연임에 큰 장애물이 없다는 게 중론이다. 신한금융의 주가는 진옥동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23일 3만5750원(종가 기준)에서 전날 7만8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우리금융도 임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24일 1만1010원에서 2만5950원으로 135.75%, BNK금융도 빈 회장이 취임한 2023년 3월 17일 6250원에서 1만4590원으로 133.4% 상승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이들 중 연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점쳐진다. 그는 취임 이후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글로벌과 디지털 전략에서 균형 있는 성장을 이끌어 왔고 은행장 시절 은행권 최초로 출시한 배달앱 서비스 '땡겨요'가 연착륙하면서 은행권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비금융 사업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는 평가다. 특히 재일교포 주주들이 15~17%의 지분을 보유한 신한금융은 다른 금융지주들보다 상대적으로 외풍에서 자유로운데, 이들이 여전히 진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데다 내부적으로 진 회장을 대체할 인사가 성장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증권과 보험사를 인수하면서 은행과 카드 중심의 우리금융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직 종합금융그룹 체제가 안정되지 못한 만큼 경영 연속성이 유지돼야 한다는 주장도 연임에 무게를 싣는다.

문제는 정권의 입김이다. 엄연히 민간 기업이지만 소유가 분산된 은행계 금융지주는 이른바 '주인 없는 회사'로 불리면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관치금융' 논란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초기에도 강력한 연임 의지를 보였던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용퇴하면서 정권 차원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석열 정부 실세였던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을 문제 삼으면서 신한금융을 비롯해 NH농협·우리·KB금융 등 5대 금융 중 4개사의 최고경영자(CEO)가 바뀌었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들은 새 정부 정책에 앞장서 발맞추고 있다. 진 회장은 이재명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전환 기조에 맞춰 신한은행 내 초혁신경제 금융지원 프로그램 등을 전담할 애자일(Agile) 조직을 신설했다.

임 회장은 앞으로 5년간 생산적 금융에 총 80조 원을 투입해 기업대출 비중을 60%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빈대인 BNK금융 회장도 생산적·포용·책임금융 3대 전략을 바탕으로 총 3조7000억 원의 금융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