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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보험결산] IFRS17 3년차 자본규제 부담… '건전성 방어' 최우선 과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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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보험결산] IFRS17 3년차 자본규제 부담… '건전성 방어' 최우선 과제 부각

자본규제·손해율·금리 변수 겹치며 경영 여력 위축
후순위채 9배 급증…자본성증권 의존·재무 부담 가중
회계제도 강화로 인해 보험사들이 건전성을 방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회계제도 강화로 인해 보험사들이 건전성을 방어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이미지=연합뉴스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가 본격 작동한 지 3년 차를 맞아, 국내 보험업계는 올해 외형 성장보다는 자본 방어와 건전성 관리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했다. 제도는 점차 안착 국면에 들어섰지만 금리 변동과 손해율 악화, 자본비율 부담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보험사들은 ‘확장’보다는 ‘버티기’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사들이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 요인은 단연 자본규제다. IFRS17 체계에서는 보험부채가 시가 기준으로 평가되면서 금리 변동이 재무제표에 즉각 반영된다. 여기에 K-ICS가 요구자본을 한층 정교하게 산출하면서 보험사들은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자본 관리 압박에 놓였다. 특히 장기 보장성 계약 비중이 높은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지급여력비율 하락 우려가 연중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이 같은 부담 속에 건전성 방어를 위한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 규모는 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해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 규모는 5년 전과 비교해 약 9배 수준으로 급증했다. 금융권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5년 들어 현재까지 국내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성증권은 원화 기준 6조6970억 원, 외화 기준 15억 달러(약 2조1700억 원)로, 총 8조8000억 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발행 규모는 9조 원을 웃돌 전망이다. 이는 2020년 발행 규모(9680억 원)의 약 9.3배에 해당한다.

자본성증권은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을 말한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면서 시장금리가 하락했고, 이로 인해 보험부채 평가액이 늘어나면서 K-ICS 비율에 하방 압력이 가해졌다. 보험사들이 자본성증권 발행을 통해 가용자본을 선제적으로 늘리며 비율 방어에 나선 배경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부담을 감안해 규제 완화 카드를 연이어 꺼내 들었다. 지급여력비율 권고 기준을 기존 150%에서 130%로 낮췄고,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일정도 장기화했다. 자산을 매각하지 않고도 운용 리스크를 재보험사와 분담할 수 있도록 하는 ‘일임식 자산유보형 공동재보험’ 제도도 새로 도입했다. 급격한 자본비율 하락을 막아 업권 전반의 불안을 진정시키겠다는 취지다.

다만 문제는 비용 부담이다. 고금리 국면에서 발행된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은 이자비용 증가로 직결되며 보험사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자본비율은 방어했지만,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순이익이 감소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황 자체도 녹록지 않았다. 손해보험사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았다. 정비비와 부품비 상승, 자연재해 증가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되며 일부 대형사도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실손보험 역시 비급여 진료 증가와 구조적 손해율 문제로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았다.

생명보험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저축성 보험 축소와 보장성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은 이어졌지만, 보장성 시장 내 경쟁 심화로 CSM(보험계약서비스마진) 성장세는 둔화됐다. IFRS17 도입 이후 계리가정의 정합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일부 보험사는 경험조정 손실을 겪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단기적으로는 규제를 완화하며 숨통을 틔워주고 있지만, 기본자본비율 도입과 자산·부채 관리(ALM) 강화 등 자본규제의 방향 자체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쪽으로 가고 있다”며 “금리와 손해율 등 외부 변수에 따라 건전성 지표가 쉽게 흔들리는 구조인 만큼, 당분간 보험사들에게 건전성 개선과 자본 관리 과제는 상시적인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