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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에 2금융 몰린다"… 카드론 금리 낮춰 고신용자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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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규제에 2금융 몰린다"… 카드론 금리 낮춰 고신용자 잡기

여전채 3년물 밑도는 카드론 금리
카드사, 수익성·건전성 도모 위해
저신용자 대신 고신용 고객 확보 전략
카드사의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 금리의 오름세에도 카드론 금리는 도리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미지 확대보기
카드사의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 금리의 오름세에도 카드론 금리는 도리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카드사의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 금리의 오름세에도 카드론 금리는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정책으로 1금융권 대출이 막힌 고신용 차주가 카드론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리스크 최소화하기 위해 저신용자 대출 대신 고신용자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금리를 조정하는 것이다.

23일 금융권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여전채 AA+ 3년물 금리(5개 평가사 평균)는 전 거래일 기준 3.685%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 3.37%던 이 금리는 올해 1월 말 3.579%까지 오른 뒤, 이달 들어 3.6%대를 넘어섰다.

여전채 AA+ 3년물은 카드사가 대출에 공급할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으로, 이 금리가 오르면 카드론 금리에도 상승 압력이 가해지는 구조다. 카드사는 자체적인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의존도가 높다.

이에 비해 카드론 평균 금리는 하락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8개 전업 카드사(KB국민·현대·신한·삼성·비씨·우리·하나·롯데카드)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13.63%로, 한 달 전인 지난해 말 대비 0.3%포인트(P) 내렸다.
구체적으로 이들 카드사의 카드론 평균 금리 구간은 지난해 12월 13.1~14.76% 사이에서 형성됐지만, 지난달 들어 13.07~14.40%로 하락했다. 이달 들어선 전 거래일 기준 13.04~14.28%로 더욱 낮아졌다.

여전채 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공산이 크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 장기화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 원·달러 환율 변동성 등 문제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다섯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50%로 동결해왔다.

그럼에도 카드사들이 곧바로 카드론 금리를 상향 조정하지 않는 이유는 중·저신용자뿐 아니라 고신용 고객까지 확보하기 위함으로 파악된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 정책으로 1금융권 대출이 막힌 고신용 차주가 카드론을 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으며, 최근 주식시장의 호황에 따라 각종 대출을 받는 수요도 증가한 영향이 있다고 시장은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를 위한 대출로 인식됐던 카드론의 수요가 고신용자 사이에서도 커지고 있다”며 “카드사들도 금리 경쟁력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카드사들은 고신용자에 더 유리한 조정금리(우대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8개 카드사가 제공하는 900점 초과 고신용자의 카드론 평균 금리는 지난달 기준 10.51%로, 지난해 말(10.6%) 대비 0.09%P 내려갔다. 이에 비해 700점 이하 저신용자의 카드론 금리는 이 기간 17.4%를 그대로 유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에 맞춰 중·저신용자 자금조달을 활성화하려는 동시에 수익성과 건전성을 확보하려다 보니 차주의 범위가 넓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