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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법…위헌 가능성 지적 잇따라 "주주 선택권 박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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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법…위헌 가능성 지적 잇따라 "주주 선택권 박탈"

신장식 의원 "고인 물은 썩어" SNS 여론전 속 대표 발의
학계·법조계, 위헌성 지적 "과도한 재산권·주주권 침해"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가운데)과 금융지주회장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원장-금융지주회장 간담회에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가운데)과 금융지주회장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뉴시스
2022년 1월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했다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던 '금융지주 회장 3연임 금지법'이 최근 조국혁신당을 중심으로 재발의됐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는 입법 논의가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학계와 법조계에선 이 같은 입법 시도를 두고 "민간기업 최고경영자(CEO) 연임 횟수를 법으로 제한한 전례는 국내외에서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위헌 소지가 크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권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등 12명은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임원 겸직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지주 회장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하고 1회만 연임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즉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를 최장 6년으로 제한한 것이다. 신 의원을 포함한 조국혁신당 9명과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 정혜경 진보당 의원, 최혁진 무소속 의원 등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신 의원은 전날 자기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주요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현황표를 공개하며 "고인 물은 썩는다"면서 "책임은 없고 권한은 무한한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3연임은 금지돼야 한다"고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 관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

금융지주 회장 3연임 제한이 입법으로 추진된 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금융지주 회장 연임 제한법이 여러 차례 발의됐지만, 본격적인 논의 단계에 오르지 못한 채 임기 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이 2022년 1월 발의한 금융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역시 회장 연임을 1회로 제한하고 총 임기 6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에는 이재명 대통령이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직접 지시한 데다 범여권을 중심으로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 관행을 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입법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학계와 법조계를 중심으로 개정안의 위헌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큰 편이다. 민간회사인 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 임기를 국가가 제한할 경우 기업의 자율성을 크게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CEO 연임 여부는 주주 의사 영역"이라면서 "국가가 '몇 번까지만 가능하다'고 법으로 규정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물다"고 주장했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금융의 공공성과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집권 리스크를 고려하면 국가 개입의 정당성도 있지만, 회사의 주인인 주주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CEO를 선택할 기회를 봉쇄당한다는 측면에서 위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법으로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를 제한하는 것은 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