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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對韓 수출규제 '한국경제 타격 회의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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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일본 對韓 수출규제 '한국경제 타격 회의론' 대두

"한국경제에 실질적인 효과 없다"…재료 제3국 통한 수입 가능
삼성전자의 반도체 칩. 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칩.
일본의 한국수출규제 조치가 한국 반도체산업에 타격을 줄지에 대한 회의론과 함께 장기화하면 일본 재료업체들에 오히려 위협이 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는 6일(현지시간) 일본 업계에서는 현재로서는 한국경제에 타격을 줄 의도도 실질적인 효과도 없는 것 같으며 수출규제가 확대되고 장기화하면 일본기업들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정부가 수출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한 품목은 불화폴리이미드, 레지스트, 불화수소 등 3가지다. 이들 품목을 한국에 수출할 때 지금까지는 한번 신청하면 3년간 신청않고 수출하는 포괄적 허가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계약마다 수출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이번 수출규제의 영향에 대해 한국의 기간산업인 반도체산업이 궁지에 몰렸다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수출규제가 한국의 반도체산업에 정말로 파멸적인 타격을 줄지 회의적인 전망도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4일 수출규제가 발효됐지만 5일까지 별다른 혼란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 불화수소를 제조하는 소와덴코(昭和電工)는 "아직 규제이후 첫 수출절차도 진행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으며 레지스트를 만드는 JSR는 "실적에의 영향은 실제로 절차를 진행해보지 않으면 무어라고 말할 수 없다"라고 전했다.

대상이 된 3개품목은 일본기업이 압도적인 세계점유율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레지스트는 90%를 넘는다. 만약 레지스트 전부가 수입될 수 없다면 반도체 매출액에서 세계 수위인 삼성전자와 3위인 SK하이닉스에게 큰 타격이 된다. 반도체 산업이 파멸된다면 한국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은 말할 것도 없으며 한국정부에 강한 압력이 될 것은 분명하다.

레지스트는 몇가지 종류가 있고 이번에 관리대상이 된 것은 극자외선(EUV)노광이라는 최첨단프로세스에 사용되는 재료다. 이 프로세스의 양산에 겨우 도달한 것은 타이완의 반도체기업 TSMC뿐이다. 삼성전자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연구개발단계에 머물러 있다. 레지스트를 입수하지 못한다면 최첨단 제품 개발이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 주력인 메모리를 생산하지 못하는 등 실적에 즉각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JSR의 벨기에 EUV용 생산거점처럼 일본 레지스트제조업체의 생산거점이 해외에도 있어 이번 수출규제는 해외거점에는 미치지 않는 '빈틈'도 있다.

불소폴리이미드는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액정과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에 사용된다. 불소폴리이미드의 재료가 되는 물질을 만들고 있는 유력 일본기업은 있지만 불화폴리이미드 자체는 아니기 때문에 규제대상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일본으로부터 한국에의 직접 수출이 규제돼도 제3국 경유로 입수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라고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 경우 추가 비용이 들겠지만 한국기업에 심한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역으로 우려되는 것은 규제를 가해 거래가 정체되는 사이 한국 내에서 불화수소 등 생산체제가 정비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일본기업과 경쟁관계가 될 것이 예상되고 장기적으로는 일본이 반도체 재료 제조업체로서 위협이 될 수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번 수출규제가 WTO(세계 무역기구) 협정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 "안전 보장에 관련되는 관리이며, 그 범위 내에서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반도체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려고 한다면 동일한 재료로 실리콘 웨이퍼의 수출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산업 보호를 위해 이유없이 무역을 중지할 수는 없다"고 한다.

즉, 이번 수출 규제는 "명분에 대한 제재를 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에 타격을 줄 의도도 실질적인 효과도 없다"는 게 업계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베정권이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한국에 대한 강경책으로 표심을 얻으려는 속셈을 드러내 보인 측면도 있다.

하지만 수출규제의 대상 품목을 확대하고 심사가 장기화하면 일본 기업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일본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업계에 강한 정치력이 없어 정치적으로 이용당하는 것 같다"며 푸념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