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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문재인 정부의 빛과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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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문재인 정부의 빛과 그림자

9일 자정 임기 종료… "보통사람, 잊혀진 삶 살고파"
인사·부동산 정책 실패에도 역대 최고 지지율 기록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이미지 확대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부터 쉴 틈 없이 달려왔다. 촛불 정국과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 사태로 대선이 1년여 앞당겨지면서, 투표일 다음날 당선인 발표와 함께 임기를 시작했다. 정권 인수·인계를 위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꾸릴 새 없이 국정 공백 메우기에 나선 것이다. 이후 한반도 평화 정착과 권력기관 개혁에 사활을 걸었다. 하반기 국정운영은 전염병 관리에 몰두했다. 그리고 오늘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5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이날 퇴근 후 걸어서 청와대를 나온다. 공식 일정은 모두 종료되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가 시작되는 자정까지 군 통수권을 행사한다.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 채 19대 대통령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직책 수행을 '무거운 짐'으로 표현하면서도 "위대한 국민과 성공하는 대한민국 역사에 동행하게 된 것이 매우 자랑스럽고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제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는 역사의 몫이다. 다만 긍정 사례에 4·27 판문점 선언과 일본 수출규제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이 우선적으로 손꼽히는데 이견이 없다. 특히 문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고조되던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해소하고, 남북의 발전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한도 이를 인정하는 눈치다. 최근에 발행된 '북남관계의 대전환 2018' 화보집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 공개가 방증한다.

화보집은 남북 화해를 상징하는 두 정상의 모습을 담았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군사분계선 앞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손을 맞잡았다. 당시 문 대통령의 10초 남짓한 깜짝 방북은 두고두고 회자될 명장면이다. 이후 도보다리 회담, 판문점 2차 정상회담을 거쳐 그해 9월 19일 평양에서 대한민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북한 주민 앞에서 남북 평화를 연설했다.
김 위원장은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 써 왔다"며 퇴임을 앞둔 문 대통령에게 그간의 고뇌와 노고에 박수를 보냈다. 친서는 남북 대화의 불씨다.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뒤 한반도는 다시 긴장 국면으로 되돌아갔지만, 이후에도 남북은 긴밀하게 대화를 이어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부정 평가에는 '조국 사태'와 검찰개혁에 따른 피로도, 부동산 정책 실패가 언급됐다. 실제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이반에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 "면구스럽다"고 사과의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사과 이후에도 조국 사태는 정부의 발목을 잡았다. 이른바 '내로남불' 비판으로 확산돼 문 대통령이 강조해온 공정의 가치를 훼손했고, 이 과정에서 해당 사건을 수사 지휘한 검찰 수장이 국민적 지지를 얻어 야권의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그 인물이 바로 윤 당선인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인사 실패라는 뼈아픈 지적과 함께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정부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럼에도 지지율 면에서는 독보적인 성과를 보였다. 대선 득표율(41.08%)보다 임기 내 지지율이 높았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는 처음이다. 이날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5년간 국정수행 긍정평가 전체 평균이 51.9%로 집계됐다. 임기 말에도 40%대의 지지율을 이어가며 1987년 직선제 이후 역대 대통령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정이 지나면 문 대통령은 '보통사람'으로 돌아간다. 개인의 바람은 하나다. '잊혀진 삶'이다. "현실 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특별히 주목을 끄는 삶을 살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따라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는 다른 행보를 예고했다. 사저 앞까지 찾아온 시민들과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던 노 전 대통령과 달리 자신은 별도의 만남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게 문 대통령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KTX를 타고 경남 양산 사저로 향한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