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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12] ASF-아프리카 돼지 열병,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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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12] ASF-아프리카 돼지 열병,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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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에스에프 확산 차단으로 돼지고기 수급에는 영향이 없다.”

방송 보도 내용이다. 도대체 에이에스에프가 뭘까. 곧 자막이 뜬다. ‘ASF 확산 차단 돼지고기 수급 이상 없어.’ 아, 돼지고기 하고 관련이 있는 말이구나. 영어 모르는 사람, 용어 모르는 사람은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있을까.
방송에서 외국어가 넘친다. 방송 프로그램 성격에 따라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일반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뉴스는 좀 다르지 않을까. 더구나 ‘돼지고기 수급에 영향이 없다’라는 내용이면 국민의 식생활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인데 더구나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뉴스라면 말이다.

ASF는 African Swine Fever의 두어문자로 아프리카 돼지 콜레라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돼지의 전염병이다. 치사율이 100%에 달해 돼지에게는 무서운 질병이다. 우리말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다. 일부 신문에서는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이라고 쓰고 그 다음 문장부터 ‘ASF’를 쓴다. 최소한 처음에는 우리말과 영어를 병기하는 것이다.

방송은 바로 처음부터 ‘에이에스에프’라고 하니 알기 힘들다.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맨 처음 문장은 “아프리카 돼지 열병 확산 차단으로 돼지고기 수급에는 영향이 없다.”가 바람직하다.

“햄·베이컨에도 HACCP이 적용된다.”

‘HACCP’이라는 용어는 안전한 먹거리를 위한 기본으로 인식되고 있다. HACCP은 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의 두어문자로 ‘해썹’으로 읽고 쓰기도 한다. 해썹을 관장하는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Korea Agency of HACCP Accreditation and System)의 누리집 주소도 ‘haccp’이 달려있다.

해썹을 말하고 있지만 정작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몰라 찾아봤다. 식품안전관리인증원 누리집을 살펴보면 “해썹은 위해요소 분석(Hazard Analysis)과 중요관리점(Critical Control Point)의 약자로 해썹 또는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이라 한다”고 되어 있다.
또 행정규칙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 제2조 정의에는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 HACCP)이란 ‘식품위생법’ 및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과 ‘축산물 위생관리법’에 따른 ‘축산물안전관리인증기준’으로서, 식품(건강기능식품을 포함)·축산물의 원료 관리, 제조·가공·조리·선별·처리·포장·소분·보관·유통·판매의 모든 과정에서 위해한 물질이 식품 또는 축산물에 섞이거나 식품 또는 축산물이 오염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각 과정의 위해요소를 확인·평가하여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기준을 말한다(이하 ‘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이라 한다).”고 되어 있어 축산물까지 포함한다.

해썹은 식품을 제조하는 전 과정에서 생물학적, 화학적, 물리적 위험 물질이 섞이거나 오염되는 것을 막기 위한 위생관리체계인 셈이다.

앞의 문장은 “햄·베이컨에도 HACCP이 적용된다.”는 “햄·베이컨에도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이 적용된다.”가 올바른 우리말 쓰기이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