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안철수, 당권 레이스 출전… 김기현과 룰싸움 불가피

공유
0

안철수, 당권 레이스 출전… 김기현과 룰싸움 불가피

비대위 출범과 동시에 전당대회 출마 의사 표명
당내 기반 약해 '국민 투표' 비중 확대 요구할 듯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 토론회에 참석해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사진=뉴시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당·정 토론회에 참석해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개혁 방향'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사진=뉴시스
"제 역할이 있다면 그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차기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말이다. 그는 9일 국회에서 '청년세대를 위한 연금 개혁 방향'을 주제로 열린 민·정·당 토론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전당대회가 몇 월이 될지 모르겠지만 시작이 된다면 (당권 도전에 관한 질문의) 답은 이렇다"고 말했다.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만큼 차기 지도부에 대한 비전도 분명하게 제시했다. 중도와 보수가 통합한 '실용적 정당', 사회적 약자를 품을 수 있는 '따뜻한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 그래야 대중 정당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고 안 의원은 강조했다.

이날 당의 비대위원회 체제 전환과 함께 부상한 전대 개최 시점 논란에 대해선 "개개 정치인이 말하는 게 적절치 않다. 공론화 과정에서 결론이 나올 것이다"면서도 전날 자신이 취합한 의견을 종합해 오는 9월, 11월, 내년 1월 개최 가능성을 언급했다. 사실상 조기전대론에 힘을 싣고 있는 셈이다.

그간 안 의원은 당 지도부 내홍으로 불거진 비대위 체제 전환에 말을 아껴왔다. 휴가차 딸 안설희 박사를 만나기 위해 지난달 30일 미국으로 출국해 이달 7일 귀국했다. 전국위원회 소집을 이틀 앞뒀을 때다. 비대위 출범을 위한 절차적 준비를 마친 터라, 자연스레 이준석 대표 체제의 지도부와 갈등을 피했다.

하지만 전대 준비를 담당하게 될 비대위가 출범하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당권 도전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예고한 것이다. 이로써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김기현 의원과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전대 방식을 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 안 의원은 국민 투표, 김 의원은 당원 투표의 비중 확대를 강조할 것이라는 게 당내 공통된 의견이다.

김 의원은 한나라당 때부터 보수 정당에 몸담은 4선 의원으로, 직전 원내대표를 맡아 대선 승리를 도왔다.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대표의 갈등을 원만하게 중재해 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국 당내 확고한 기반이 김 의원의 무기다.

반면 안 의원은 당내 기반이 약하다. 국민의당과 합당으로 입당 4개월차다. 대신 '대선 3수' 경력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아울러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았던 만큼 현 정부에서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선 전대 시기를 늦출수록 안 의원에게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결국 조기전대론은 안 의원의 정면돌파로 해석되고 있다.

소미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nk254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