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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19] 슬로 푸드-정성 음식, 솔푸드-위안 음식, 로푸드-저자극식, 로컬푸드-지역 먹을거리, 핑거푸드-맨손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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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우리말 19] 슬로 푸드-정성 음식, 솔푸드-위안 음식, 로푸드-저자극식, 로컬푸드-지역 먹을거리, 핑거푸드-맨손 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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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루에 먹고 마시는 시간은 1시간 45분으로 세계 7번째로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전후 15~64세 남녀 대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결과 프랑스인이 2시간 11분, 이탈리아인 2시간 5분, 스페인인 2시간 2분, 덴마크 2시간, 포르투갈 1시간 47분, 독일 1시간 36분, 중국인 1시간 36분, 일본인 1시간 36분이었고 경제협력개발기구 28개국 평균은 1시간 31분, 미국인은 28위로 1시간 1분에 불과했다. 물론 이 통계자료는 국가별로 시기(1998~2019년)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아 통계 착시 현상이 있을 수 있지만 국제적인 비교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또 통계청이 2019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 식사 시간을 조사한 결과는 평일의 경우 하루 1시간 35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와 다른 조사 결과도 있다. 2015년과 2016년 대학병원 두 군데서 식시 시간을 조사했더니 5분 이내가 7.9~8%, 5~10분 40.2~44.9%, 10~15분 32.1~36.2%, 15분 이상 9.5~10.8%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조사, 통계청 조사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 조사결과는 이동시간을 제외한 실제 식사 시간을 의미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식사 시간 통계에 공감할 것이다. 한국인에게 ‘빨리빨리 문화’가 만연해 있다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 이미 알려져 있지 않은가.


문제는 식사 시간이 짧을수록 위염이나 지방간과 같은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식사를 천천히 해야 건강에 이롭다는 점에서 슬로 푸드(slow food)가 여기에 해당한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 만들고 먹는 음식으로 우리말로는 ‘정성 음식’이다. ‘패스트푸드에 대비되는 먹거리는 슬로 푸드이다‘는 ‘즉석식에 대비되는 먹거리는 정성 음식이다’가 쉬운 우리말 쓰기에 맞는 표현이다.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솔푸드(soul food)라고 한다. 먹는 이의 영혼을 감싸주는 음식 또는 자신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아늑하고 따뜻한 음식이라는 의미다. 우리말로는 ‘위안음식’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솔푸드는 아마도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음식일 것이다’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 음식은 아마도 어머니가 만들어주는 음식일 것이다’로 하면 된다.

한국인은 짜게 먹는 편인데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다. ‘로 푸드’(low food)는 필수 영양 성분은 함유하면서도 나트륨, 당, 지방 등의 함량을 줄인 식품을 말한다. 우리말로는 ‘저자극식’이다. ‘달고 짠 음식보다는 로 푸드가 건강에 이롭다’는 ‘달고 짠 음식보다는 저자극식이 건강에 이롭다’로 쓰면 된다.

신토불이를 대변하는 말도 있다. ‘로컬 푸드’(local food)다. 원거리가 아닌 농장직영이나 가까운 농장, 국내 생산품 식재료로 요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우리말로는 ‘지역 먹을거리’ ‘향토 먹을거리’ 다. ‘제철 로컬 푸드가 그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는 최고다’는 ‘제철 향토 먹을거리’가 그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는 최고다’가 쉬운 우리말 표현이다.

‘핑거푸드’(finger food)는 포크나 젓가락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집어 먹는 음식 ‘맨손음식’을 말한다.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앙증맞은 크기의 핑거푸드는 파티에서 자주 볼 수 있다’라는 문장은 ‘수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집어먹을 수 있는 앙증맞은 크기의 맨손음식은 파티에서 자주 볼 수 있다’로 말하면 된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