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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핼러윈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 149명·부상 76명…친구·연인 잃어버린 시민들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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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핼러윈 '이태원 압사 참사' 사망 149명·부상 76명…친구·연인 잃어버린 시민들 발 동동

"골목 맨 위 사람부터 도미노처럼 쓰러져"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30일 새벽 사고현장.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00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30일 새벽 사고현장.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상자는 100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사진=뉴시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로 225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사망 149명, 부상자 76명이다. 이 같은 인명 피해는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사고는 이태원동 중심에 있는 해밀톤 호텔 옆 내리막길로 된 폭 4m 정도의 좁은 길에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밤 10시가 넘어 해밀톤 호텔 옆 좁은 길에서 누군가가 넘어졌고, 뒤를 따르던 사람들도 차례로 넘어져 겹겹이 쌓였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거나 일대 업소에서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사탕이 돌았다는 소문이 나왔지만,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참사와 관련해 마약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일부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남성 이 모(24) 씨는 뉴시스에 이태원 해밀톤호텔 근처에서 사고를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더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서로 앞으로 가라고 밀다가 대로에서 근처 골목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점점 더 밀기 시작하면서 벽에 부딪히거나 휩쓸려서 넘어지는 사람이 생겼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곳곳에서 들렸다"고 말했다.

여성 박 모(23) 씨는 뉴시스에 사고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경사진 골목에서 넘어지면서 친구를 잃어버렸다. 박씨는 "오후 10시30분께 친구랑 둘이 있었는데, 넘어지면서 친구를 잃어버리고 혼자 빠져나왔다"며 "골목 맨 앞에서부터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30일 오전 4시 기준 사망자는 146명이었지만 부상자 중 일부가 치료 중 숨지면서 149명으로 늘었다.

사망자 중 104명은 여러 병원으로 옮겨진 뒤 사망 판정을 받았다. 45명은 현장에서 숨져 원효로 다목적실내체육관으로 시신이 임시 안치됐다가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영안실로 옮겨졌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30일 새벽 사고현장.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30일 새벽 사고현장. 30일 오전 2시40분 기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사고와 관련해 120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뉴시스


부상자 76명 중 19명이 중상인 것으로 파악돼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외국인 사상자는 사망 2명과 부상 15명으로 확인됐다. 이 중 주한미군이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과학수사팀을 각 영안실로 보내 사망자의 신원을 파악한 뒤 유족에게 연락할 방침이다.

사상자는 순천향대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에 나뉘어 이송됐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부상자 중 일부가 치료 중 사망하거나 치료 후 귀가했다"며 "사망자 대부분이 10∼20대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 해밀톤 호텔 일대를 중심으로 세 차례 수색했으며 추가 사상자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종자 신고는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3층에서 받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0시 15분께부터 해밀톤 호텔 인근에서 사람이 깔려 호흡곤란 환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수십 건 접수했다.

사고 직후 해밀톤 호텔 앞 도로에 수십 명이 쓰러진 채 심폐소생술(CPR)을 받았다.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둔 주말인 전날 밤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서울경찰청은 수사본부를 구성해 이태원 일대 업소들이 안전조치 의무를 다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수사하기로 했다.

이태원을 담당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전 직원을 비상 소집하고 경비·교통·형사 등 인력 100명을 동원해 현장을 수습했다. 서울경찰청은 인근 6개 경찰서 형사·의경을 투입했다.

경찰은 경찰청 차장을 본부장으로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해 사상자 신원 확인과 유족·피해자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서 시신 신원확인을 마친 과학수사경찰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 중 46구의 시신을 이곳에 안치해둔 상태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30일 새벽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서 시신 신원확인을 마친 과학수사경찰들이 빠져나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사망자 중 46구의 시신을 이곳에 안치해둔 상태다. 사진=뉴시스

검찰도 사고대책본부와 비상대책반을 구성하고 피해자 신원 확인과 검시 절차에 대비 중이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한 데 이어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로 격상하고 구급차 142대를 비롯해 구조 인력과 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오후 11시 13분엔 대응 2단계를 발령하면서 이태원 일대 업소들에 핼러윈 축제를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3시 50분부터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 임시 버스 2대를 운영하고 평소 주말 첫 차보다 약 40분 이른 시각인 오전 5시부터 지하철 6호선 상·하행에 1대씩 임시 열차를 투입해 시민의 귀가를 도왔다.

서울·경기 내 모든 재난거점병원인 14개 병원과 15개 권역응급의료센터 재난의료지원팀(DMAT), 응급의료지원센터도 모두 출동해 응급 치료를 맡았다.

현장에서는 최태영 서울소방재난본부장이 구조를 지휘하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이 도착해 수습 작업을 벌였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