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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지주사 밖에서 276개 계열사 지배…불법 지배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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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일가, 지주사 밖에서 276개 계열사 지배…불법 지배력 우려

공정위 ‘지주회사 소유 출자 현황’ 조사 결과…64%는 규제 대상
사익편취 규율 대상 176곳…규제 대상 中 9곳 총수 2세 지분 20%↑
해외 계열사에서 국내 출자 19건, 내부거래 비중 13.15% 감소세
자료=공정거래위원회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공정거래위원회
국내 29개 대기업 총수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276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사익 편취 규율 대상에 해당한다.

지주회사가 국외 계열사를 통해 편법으로 지배력을 확대하거나 총수 일가 지분이 높은 체제 밖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공정위는 14일 발표한 ‘2022년 지주회사 소유 출자 현황 및 수익 구조 분석 결과’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분석 대상은 지난 9월 말 기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29개 총수 있는 대기업집단(전환집단)과 해당 전환집단 소속 일반지주회사 33곳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환집단에 소속된 계열사 가운데 총수일가 등이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지배하고 있는 회사는 276개다. 이 가운데 사익 편취 규율 대상에 해당하는 계열사는 176개(63.8%)로, 지난해 96개에 비해 대폭 늘었다. 지난해 12월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대상이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총수일가 보유 지분이 20% 이상인 국내 계열사 또는 해당 회사가 지분 50%를 초과 보유한 국내 계열사가 포함됐다.

1년 전보다 규제 대상이 가장 많이 증가한 전환집단은 농심(15개, 신규 지정)이다. 이어 금호아시아나(6개), LS(4개), 코오롱(4개) 순으로 많았다.

176개 규제 대상 회사 가운데 지주회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17개이며, 이 중에서 10개는 총수 2세가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총수 2세의 지분이 20% 이상인 곳은 대림(집단명 DL), 올품, 농업회사법인 익산(이상 하림), 더블유앤씨인베스트먼트, 제이앤씨인베스트먼트(이상 HDC), 에이팩인베스터스(세아), 신양관광개발(한국타이어), 애경개발, 애경자산관리(이상 애경), 서영이앤티(하이트진로) 등 9곳이었다.
이는 총수 2세가 체제 밖에서 계열사를 통해 지주회사에 의미 있는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환집단 소속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와 총수일가의 평균 지분율은 각각 24.5%, 49.4%로 나타났다. 평균 의결권은 26.5%, 53.0%로 총수일가에 지배력이 집중된 구조다.

전환집단의 출자 구조는 3. 4단계로 이뤄지며, 이는 일반집단(4.4단계)보다 적은 수준이다. 단순하고 수직적인 출자 구조를 가지는 지주회사 제도의 장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환집단 소속 36개 국외 계열사는 국내 계열사 31곳에 출자하고 있었다.

집단별로는 롯데(16개), LG(4개), SK·두산·동원(3개), 코오롱(2개), GS·CJ·한진·한국타이어·하이트진로(1개) 순으로 국내 계열사에 직접 출자한 국외 계열사가 많았다.

지주회사 등이 국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로 출자한 사례는 총 19건이며, LG(4건), SK·두산·동원(3건), 하이트진로(2건), GS·한진·코오롱·한국타이어(1건) 순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주회사 등의 국외 계열사를 통한 국내 계열사 출자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지주회사 제도의 장점을 훼손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3.15%로 2018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세다.

올해 새로 포함된 금호아시아나·농심을 제외한 27개 전환집단 가운데 17개 집단이 1년 전과 비교해 내부거래 비중이 줄었다. 이 비중이 많이 감소한 집단은 반도홀딩스(-10.42%포인트(p)), 태영(-3.89%p), LS(-3.84%p) 순이다.

전환집단 체제 안에 있는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은 13.37%로 체제 밖에 있는 회사의 내부거래 비중(8.58%)보다 높았다.

지주회사 지분을 보유하면서 체제 밖에 있는 사익 편취 규율 대상 회사 17개의 내부거래 비중 평균은 17.4%다.

이 가운데 총수 2세가 지분을 보유한 10개 회사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21.7%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엠엔큐투자파트너스(HDC), 신양관광개발(한국타이어), 애경자산관리(애경) 등은 내부거래 금액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주회사가 배당 수익보다 배당 외 수익으로 거두는 매출이 더 많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28개 전환집단 대표 지주회사(올해 설립·전환된 금호고속 1곳 제외)의 매출액 가운데 배당 수익과 배당 외 수익의 비중은 각각 44.6%, 47.9%로 집계됐다.

배당 외 수익에는 크게 브랜드 수수료, 부동산 임대료, 경영관리 및 자문 수수료 등 3개 항목이 포함되는데, 28개 지주회사 가운데 농심홀딩스, 아이에스지주 등 2개사만 해당 항목에서 수익을 내고 있지 않았다.

반대로 DL, 동원엔터프라이즈, 롯데지주, 삼양홀딩스, 세아홀딩스, 아모레퍼시픽그룹, SK, 한국앤컴퍼니, 한라홀딩스, 한진칼, 효성 등 11개사는 이 3개 항목에서 모두 수익을 냈다.

이와 관련된 거래는 모두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문제가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환집단의 체제 밖 계열사 중 대다수가 사익 편취 규율 대상이라는 점, 지주회사의 배당 외 수익 관련 거래가 모두 수의계약 형태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부당 지원 및 사익 편취 발생 여부에 대해 면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채명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oricm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