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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용어도 쉬운 우리말로 5] 가이드→안내인, 도슨트→전문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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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관광용어도 쉬운 우리말로 5] 가이드→안내인, 도슨트→전문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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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가이드북, 가이드 팁, 도슨트, 오디오 가이드.


여행을 하다 보면 관광지 이외의 요인으로 여행의 즐거움에 차이가 생기기도 한다. 특히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다 보면 그런 경우가 많다.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가 누구와 함께 가느냐이다. 출장이나 수학여행 등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아마도 불편한 사람과는 같이 여행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그런데 여행사를 통해서 단체관광을 하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

여행의 동반자도 여행의 즐거움에 영향을 주지만, 여행의 품격과 질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는 바로 가이드다. 여행자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이 선생님을 바라보는 것처럼 가이드의 말과 행동에 이목을 집중한다. 가이드가 책에 나오지 않는 역사를 알려주고, 자신만이 알고 있는 싸고 좋은 곳에 데려다주거나 친절하고 상냥하게 고객들을 대한다면 즐거운 여행이 될 것이다. 반대로 쇼핑이나 더 시키려 하고, 질문에 답도 제대로 하지 않거나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사라고 권하는 경우도 있다. 여행을 완전히 망칠 수 있다.

가이드(guide), 투어 가이드(tour guide)는 현지에 거주하면서 여행·관광을 안내하는 사람 또는 여행이나 관광 안내를 위한 책을 말한다. 순우리말로는 ‘길잡이’ ‘길라잡이’ ‘안내자’ ‘안내인’ ‘안내서’이다. 가이드는 이미 외래어로 일상 속에 우리말로 굳었다. 현실에서 굳이 순우리말로 쓰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가이드라는 말이 편하고 친숙하다. 그런데 얼마 전 여행을 하면서 “저는 안내사 ◯◯◯입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귀를 의심하고 감탄했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길잡이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여행안내사’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통역안내사’로 나뉜다. 안내사라는 자격증이 있는 만큼 가이드가 사람을 가리킬 때는 ‘길잡이’ ‘안내사’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가이드라고 분류할 수 있는 관광통역안내사, 국외여행인솔자, 문화관광해설사가 있다.

길잡이에게 주는 수고비는 가이드 팁(guide tip)이다. 가이드와 팁이 합쳐진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팁은 ‘시중을 드는 사람에게 고맙다는 뜻으로 일정한 대금 이외에 더 주는 돈’이라고 나온다. 여기서 ‘시중’이라는 어감이 그다지 좋지 않다. 지위의 고하가 있는 느낌이다. 국어사전의 설명도 시대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여하튼 가이드와 팁, 이 두 단어는 모두 외래어로 국어사전에 등재됐지만 가이드 팁은 아직 아니다. 가이드 팁은 여행 현지 길잡이에게 제공되는 비용으로 국립국어원의 다듬은 말 목록에는 ‘안내원 봉사료’ ‘여행 안내원 봉사료’라고 나온다. ‘길잡이 봉사료’가 더 낫겠다.

여행에 가이드가 있다면 박물관·미술관에는 도슨트(docent)가 있다. 전시 안내(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지식을 갖춘 안내인이라는 뜻이다. 우리말로는 ‘전문 안내원’ ‘전문 도우미’이다.

안내원을 대신할 수 있는 기기가 있다. 오디오 가이드(audio guide)다. 여행지·박물관·미술관에서 ‘길잡이’나 ‘전문 안내원’ 대신에 안내해 주는 기기 또는 그러한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우리말로는 ‘음성 안내(기)’이다.

이마저도 없다면 가이드북(guidebook)이 낯선 곳 여행에 도움이 된다.

가이드북은 여행이나 관광 안내를 위한 책, 학습이나 상품의 정보 따위를 다룬 소개서, 두 가지 의미로 사용된다. 우리말로는 ‘안내서’ ‘여행안내서’ ‘관광안내서’ ‘지침서’ ‘길잡이’로 쓸 수 있다. 여행안내서는 포켓가이드북(pocket guidebook) 형태로 만들기도 한다. 주머니 등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휴대용 안내 책자다. 쉬운 우리말은 ‘휴대용 안내서’이다.


황인석 경기대 미디어문화관광 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