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작 연대기(62)] ‘일월반도도’에서 ‘소과도’까지, 민화 작가 강석미 탐구

8월 4일(일)~14일(목), 도봉구청 로비갤러리에서 도봉구청 주최·주관의 민화 작가 정단 강석미의 제6회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정단 강석미는 민화 & 궁중장식화 작가이다. 그녀는 ‘쌍용도’를 앞세우고 민화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예술생활’이라고 주장한다. 도봉에 푸른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중한 민화는 반복적이고 정적인 작업이 많아 명상의 효과를 보여주면서 세밀한 표현 기법을 통해 마음을 집중할 수 있는 부수적 효과를 얻는 화작(畵作)이다.
민화는 그림 가운데 소원이 깃들어 있으며 재현 민화와 창작 민화로 분류된다. 재현 민화는 선인들이 그렸던 그림을 재현하는 작업이고, 창작 민화는 옛 민화를 재해석하여 창작하는 작업이다. 재현 민화는 일반백성들의 민화와 궁중 도화원의 민화가 있다. 궁중 민화는 왕좌 뒷배경의 ‘일월오봉도’, 중전의 방을 장식하는 ‘모란도’ 등이 있고, 그 외에 많은 기록화들이 있다. 일반 백성의 민화는 소재, 주제, 형식이 너무도 다양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이 수없이 많다.
나는 한국화가 석당(石堂) 우희춘을 통해 음대 출신 민화 작가 안영혜를 30년 전에 만났다. 한동안 동·서양화를 통달한 화운당 박종용 작가를 통해 ‘책가도’ 같은 민화의 향기에 취해있었다. 민화는 우리 조상의 일상과 염원 등을 살필 수 있는 실용화이다. ‘십장생도’, ‘일월오봉도’, ‘책가도’, ‘화조도’, ‘화접도’, ‘모란도’ 등 주제와 관련된 화제(畵題)들이 관심을 끈다. 전통 예술에 관한 관심이 미술 사랑으로 번지고, 민화를 알면 삶에서 활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전시에는 ‘산을 품은 일월반도도’(日月蟠桃圖), ‘가응도’(架鷹圖), ‘연꽃 품은 군학도’(蓮鶴圖), ‘내 맘속 연화도’(蓮花圖), ‘화조도1’(花鳥圖1), ‘화조도2’(花鳥圖2), 파초도(芭蕉圖), 노을빛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 효제충신(孝悌忠信) 문자도, 예의염치(禮義廉恥) 문자도, ‘꽃을 품은 화접도1’(花蝶圖1), ‘꽃을 품은 화접도2’(花蝶圖2), 쌍용도(雙龍圖), ‘꽃(매화)을 품은 어락도1’(魚樂圖1), ‘꽃(모란)을 품은 어락도2’(魚樂圖2), ‘모란도1’(牡丹圖1), ‘모란도2’(牡丹圖2), ‘모란도3’(牡丹圖3), 소과도(蔬果圖, 석류), 소과도(蔬果圖, 불수감), 소과도(蔬果圖, 복숭아), 소과도(蔬果圖, 수박)에 이르는 22점이 전시되고 있다. 창작 민화는 오직 모란도 세 점이며 나머지는 모두 재현 민화이다.
정단 강석미는 “민화를 처음 접하고 황홀한 아름다움에 매료되었던 그 원동력으로 지금까지 민화 작업을 계속해 오고 있다”라고 한다. 전통 민화와 궁중 민화를 접할 때마다 작가는 날개짓으로 감정의 따뜻함을 선사 받는다. 민화는 정겹고, 아기자기하고 때론 해학적이기도 하다. 무한성의 구도에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채 조화가 눈부시다. 관람객은 뿜어나오는 아우라를 온몸에 받아 비상한다. 민화는 작가의 심장에 따뜻함의 날개를 달아준 도구로 기능한다.
정단 강석미의 민화는 장수, 부귀영화, 정겨움, 해학, 권위 등의 요소로 표현되며. 인생의 행복감으로 이어지는 종합 선물 세트와 같다. 그녀의 작품은 하나씩 꺼낼 때마다 아기자기하고 소중한 행복감에 젖게 만든다. 작가는 자신의 “민화는 아직 대장정 과정의 일부이며, 이번 전시는 함께 즐기기 위해 낸 용기”라고 밝힌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개인적 성장의 기회로 삼고, 전통 민화와 궁중 장식화의 부흥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하고자 한다.
작가는 이화여대 독문과 학·석사 학위 취득 뒤, 미국 로드아일랜드 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2016년부터 민화 작업에 몰두, 한국미술협회 정회원, 한국민화협회 이사, 도봉미술협회 이사,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초대작가, 가회 세계어린이민화공모전 심사위원 등의 활동, 한국GCS협회 민화 & 궁중화 사범, 가회박물관 민화강사, 경희대 민화지도자 과정수료 및 ‘정단 전통민화 & 궁중장식화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재능기부와 함께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정단 강석미는 ‘쌍용도’처럼 전통을 그대로 모방한 것도 있고, ‘소과도’에서 처럼 색채를 조금씩 달리해서 민화를 현대화시킨다. 그녀는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한없는 자긍심으로 한국민화협회 공모전, 한국민화진흥협회 공모전, 강진 한국민화뮤지엄 공모전, 영월김삿갓 공모전, 한국전통민화협회 공모전,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공모전, 대갈문화예술제 공모전, 통일문화제 공모전, 한얼국제예술대전 공모전 등에 참가하여 25회 이상의 공모전에서 수상한 민화 작가이다.
민화의 대표적 꽃 모란도는 부귀영화, 행복한 결혼, 행복을 의미한다. 연화도는 부귀영화, 자손 번창, 행복과 자식의 출세를 기원한다. 전시작들에서 전통 민화의 맥을 이으며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강석미 작가의 민화적 상상력을 살필 수 있다. 그녀의 민화는 시대와 소통하는 민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궁중 장식화의 위엄과 화려함을 재현한 작품들과 함께 전통 민화의 정수를 보여주면서 과감한 구도와 색채로 현대 조형미를 극대화한다.






정단 강석미 작가는 2017년부터 제10회 한국민화협회 공모전(2017.11.28~12.02, 서울메트로미술관), 제3회 민선회 회원전(2018.06.14.~06.17, SETEC), 제24회 대한민국미술진람회공모전(2018.11.15~12.03, 세종문화회관미술관), 제24회 한국민화협회 회원전(2019.06.13~06.16,SETEC), 제25회 한국민화협회 회원전(2020.09.11~09.20, 온라인 미술관), 제26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공모전(2020.11.26~11.30,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제5회 도봉미협 회원전(2021.08.11.~08.17, 도봉갤러리), 제26회 한국민화협회 회원전(2021.09.08.~09.13, 동덕아트갤러리), 제5회 도봉미협 회원전(2021.11.10.~11.16, 도봉갤러리), 제27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공모전(2021.11.25.~11.29,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제21회 한국민화협회 공모전(2021.12.29.~01.03, 인사아트플라자), 제27회 한국민화협회 회원전(2022.06.23~06.26, SETEC), 제6회 도봉미술협회 회원전(2022.11.15~11.21, 도봉갤러리), 제28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공모전(2022.11.25~11.29,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제7회 한국민화진흥협회 공모전(2023.05.17.~05.29, 한국미술관), 제30회 통합도봉미술협회 회원전(2023.07.19~07.25, 인사아트플라자), 제3회 가회 민화아카데미회원초대전(2023.08.01~08.06, 몽골전시관), 제11회 대갈문화축제공모전(2023.12.27~01.04, 인사아트센터), 제31회 통합 도봉미술협회 회원전(2024.11.13~11.19, 도봉갤러리), 제1회 개인전(제9회 국제한얼문예예술대전, 2025.01.09~01.19, 치악예술관), 제2회 개인전(2025.02.02~02.28, 학마을도서관), 제3회 개인전(2025.03.01~03.15 함석헌 갤러리), 제4회 개인전(2025.03.18.~03.24, 도봉갤러리), 제5회 개인전(2025.07.14~07.18 도봉구청 갤러리), 제6회 개인전(2025.08.04~087.14 도봉구청 갤러리)에 이르는 단체전, 개인전 전시를 이어오고 있다.
정단 강석미 민화 작가는 모방의 민화에서 존중과 겸허함을 배우고 자신의 예술을 세움에 있어 기운생동(氣韻生動)을 추구한다. 또한 색채를 구비함에 있어 필법을 잃지 않고, 신운을 포착하여 민화로 우주의 질서를 지휘한다. 파스텔 톤의 강석미 민화의 과거는 현재와 미래를 오간다. 학마을에서 어린 학들이 성장하여 이소(離巢)하자 재능의 필을 다시 잡은 용기는 극기의 전형을 보인다. 도봉을 둥지 삼아 전시회를 여는 작가의 세계 무대로의 힘찬 진전을 기대한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정단 전통민화 & 궁중장식화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