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안무가 최원준이 내건 거울은 가족이다. 현대무용을 전공한 그에게 가족은 또 다른 자연이다. 가족은 공간과 사유의 질서를 인식시켜 주고 안정감을 가져다준다. 최원준이 작품을 조성하고 축조하는 방식은 현대와 소통하며 그에 합당한 스펙트럼을 두르는 것이다. 현대 밀착형 작품이 진지한 메시지를 추구하면 무서운 강도(强度)의 감동을 낳는다. 최원준이 주제에 결부시키는 다양한 방법론은 자연스러우며 안무가의 이전 안무작을 대하는 태도와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롯데자이언츠」는 최원준 안무의 새로운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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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안무가가 현대무용의 소재로 운동 경기의 하나인 야구를 선택한 것은 추억을 소환하는 한 방식이다. 최원준은 밀물현대무용단에서 이십 년 넘게 무용수, 안무가, 스태프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대무용은 관객과의 소통이 우선이다.'라는 구호를 전제로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상황 및 감정을 춤으로 변환시켜 표현 영역을 확장 시키고 있는 안무가이다. 창의성이 돋보이는 「롯데자이언츠」는 선입견과 달리 슬픈 사연이 짙게 깔려있다. 이 작품은 병마로 싸우다가 유명을 달리한 여동생이 병실에서 늘 보던 야구 게임이 모티브가 되었다.
포이동 M극장 시절부터 이십여 년간 지켜본 최원준은 호수를 닮은 마음으로 섬김과 춤 연구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갈매기처럼 훨훨 날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은 「롯데자이언츠」는 최원준의 이타적 삶에서 포착된 한 부분이다. 결국 여동생은 갈매기처럼 날아갔다. 최원준의 소박한 우유(寓喩)는 ‘논리적인 구조의 겸손한 형식일지도 모른다’라는 느낌을 준다. 최원준이 구사하는 이미지나 일관된 기교는 여전히 유효하며, 현실에 대한 이기적 투쟁이나 저항이 아니라 내공을 연마하며 희망을 갈구하는 시대색을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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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롯데자이언츠」는 다음과 같은 가슴 찡한 사연을 안고 있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면 결과를 알 수 없다. 야구를 유독 좋아했던 동생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가 중계될 때마다 시청하며 웃고 울고 했다. 경기에 지는 날에도 “다음번엔 이길 수 있겠지” 하는 기대감으로 텔레비전(TV) 앞을 오래 지켰던 이유는 아마 병실에 오랫동안 누워 있던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이었다. 문득 동생이 보고 싶을 때면 9회 말 끝내기 홈런을 기대하면서 '롯데자이언츠' 야구를 본다.」
즐기면서 성장의 연기력을 선보인 춤, 「롯데자이언츠」에서의 두 무용수의 움직임은 레고의 조각을 투입 조립 분해하는 것과 같은 능숙한 기교를 보인다. 야구장 특유의 분위기를 살리는 아나운서의 중계방송이 현장감을 살린다. 사진적 자세에 이어 독무에서 이인무를 오간 작품의 구성은 오빠와 여동생이 등번호 47번 ‘강남 갈매기’ 팀의 야구 유니폼을 입기 전, 후로 나뉜다. 아름다운 시절을 떠올릴수록 춤은 격렬해지고, 동생이 하늘나라에 가기 전의 상상 속에서 유니폼을 입고 두 사람이 투수와 선수의 모습으로 변한다.
이미지 확대보기최원준 안무의 「롯데자이언츠」는 ‘야구에 얽힌 남매의 사연’을 너머 현실을 사랑하며 가족을 중시하면서 인간이 형성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진리는 평범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 법이다. 현란한 움직임이 절제되고 상징적으로 표현된 작품은 마디 마디의 수사로 안무가와 무용수와의 완전한 조화를 읽게 해준다. 「롯데자이언츠」는 현대무용의 소재 발굴에 소중한 실마리를 제공하였고, 앞으로 스포츠를 이용한 많은 현대무용 작품이 쏟아질 것이다. 최원준은 「롯데자이언츠」로 현대무용을 부지런히 일구는 안무가임을 입증하였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 사진=한필름 촬영, 모다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