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최근 국회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친족 성폭력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법 개정을 통과시켰다. 적용 대상은 13세 이상 미성년자에 대한 친족 성폭력 범죄이다. 이미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와 장애인 대상 성범죄 등 일부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적용이 배제되어 있었는데, 이번 개정으로 그 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이와 같은 입법이 이루어진 이유는 친족 관계의 특수성 때문이다. 가해자가 가족 구성원인 경우 범죄가 외부에 드러나기 어렵다. 피해자가 심리적·경제적으로 종속된 관계에 놓여 있는 경우도 많다. 그 결과 피해자가 법적 조치를 시도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지나 버리는 일이 적지 않다. 사건이 드러났을 때는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처벌이 불가능한 경우가 반복되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소시효 적용 자체를 배제하는 입법이 이루어진 것이다.
성범죄 공소시효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그 이유는 성범죄 관련법이 여러 차례 개정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성범죄가 친고죄였다. 그러나 입법이 점진적으로 변화하면서 결국 성범죄 친고죄 규정은 전면 폐지되었다. 이후에는 일부 중대한 성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적용 자체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법이 정비되었다. 이러한 변화가 반복되면서 실제 사건에서 어떤 법을 적용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문제는 상당히 복잡해졌다.
실무에서 공소시효 문제가 등장하는 성범죄 사건은 대부분 미성년자 피해 사건이다. 특히 친족 관계에서 발생한 범죄가 적지 않다. 미성년자는 사건 발생 직후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친족 범죄의 경우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그 결과 피해자가 성인이 된 이후에야 법적 조치를 시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실제로 사건을 검토해 보면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경우도 많다. 따라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공소시효 문제이다. 이때 반드시 함께 검토해야 할 몇 가지 기준이 있다.
첫째는 친고죄 폐지 시점이다. 성범죄 친고죄 규정은 2013년 6월 19일 전면 폐지되었다. 그 이전에 발생한 성범죄라면 원칙적으로 고소기간 규정이 적용된다. 친고죄 시절에는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고소하지 않으면 처벌 자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중대한 성범죄는 그 이전부터 이미 비친고죄로 전환된 경우도 있다.
셋째는 공소시효 폐지 규정이다. 2010년 법 개정으로 13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중대한 성폭력 범죄에 대해 공소시효 적용이 배제되었다. 이후 입법을 통해 적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었고, 현재는 13세 미만 아동 대상 성범죄 전반에 대해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 구조가 되었다. 여기에 최근 개정으로 미성년자 대상 친족 성폭력 범죄까지 공소시효 폐지 범위에 포함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이 모든 사건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형사법에는 또 하나 중요한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에 대해서는 이후에 법이 개정되더라도 그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따라서 공소시효 정지나 폐지 규정이 도입되었다 하더라도, 법 개정 당시 이미 공소시효가 완성된 사건이라면 처벌은 불가능하다.
결국 미성년자 성범죄의 공소시효 문제는 단순히 “공소시효가 폐지되었다”는 말만으로 판단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핵심은 세 가지 변수이다. 범행이 언제 발생했는지, 당시 피해자의 나이가 몇 살이었는지, 그리고 법 개정 당시 공소시효가 진행 중이었는지 여부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정확히 분석해야만 해당 사건이 현재에도 처벌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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