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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0억 ‘물길 복원’ 논쟁…울산 도심 재생인가, 과잉 개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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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20억 ‘물길 복원’ 논쟁…울산 도심 재생인가, 과잉 개발인가

재정 부담·타당성 논란 격화…지방선거 앞두고 핵심 쟁점 부상
학성공원 물길복원사업 조감도.  자료=울산시이미지 확대보기
학성공원 물길복원사업 조감도. 자료=울산시


울산시가 추진 중인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을 둘러싸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총사업비 6720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원도심 재생과 관광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재정 부담과 사업 타당성을 둘러싼 비판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끊긴 물길 잇는다”…원도심 재생·관광 활성화 기대


울산시는 지난 23일 학성공원과 태화강을 연결하는 물길 복원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와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사업은 과거 연결돼 있던 태화강과 학성공원의 물길을 복원해 단절된 도심 수변축을 다시 잇고, 이를 중심으로 관광·문화·휴식 기능이 결합된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계획에 따르면 학성공원 둘레를 따라 약 1km 규모의 순환 수로가 조성되고, 태화강과 연결되는 수로도 복원된다. 여기에 수변 산책로와 문화공간, 체류형 관광 동선이 함께 구축되며, 향후 태화강 뱃길 사업과 연계한 관광 자원화도 검토되고 있다.

울산시는 특히 해당 사업이 단순한 경관 개선을 넘어 도심 침수 예방 기능까지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길과 배수시설을 연계하고 배수펌프장을 설치해 집중호우 시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또 하루 약 3만7000톤 규모의 태화강 강변여과수를 활용해 수질과 수량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계획도 마련됐다.

울산시는 이를 통해 학성공원 일대를 ‘역사·수변 복합형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고, 인근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혈세 10% 규모”…재정 부담·특혜 논란 제기


사업 규모와 재원 조달 방식을 둘러싼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장 후보인 김상욱 의원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해당 사업비는 약 6720억 원으로, 울산시 연간 예산의 10%를 웃도는 수준”이라며 사업 재검토를 요구했다.

특히 재원 확보 방안으로 제시된 ‘민간개발 공공기여금’ 구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울산시는 도시혁신구역 제도를 활용해 용적률 완화 등을 통해 약 7298억 원 규모의 공공기여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부동산 경기 변동에 따라 사업 추진이 불확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용적률 완화가 특정 민간사업자에 대한 특혜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경제성에 대한 의문도 있다. 관광객 유입 효과와 유지·관리 비용 대비 수익성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대규모 수변 개발 사업의 실효성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역사성 논란까지…“보존 vs 개발” 충돌


학성공원의 역사적 의미를 둘러싼 논쟁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학성공원이 임진왜란 당시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점에서 개발 방식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단순한 관광 자원화보다는 역사적 가치 보존과 공간의 상징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수변 개발 과정에서 공원의 원형 훼손 가능성이나 역사적 의미의 희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재적 가치와 개발 필요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면 울산시는 역사성과 수변 공간을 결합한 콘텐츠를 통해 오히려 지역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자원을 보존하는 동시에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 전체  조감도.  사진=울산시 이미지 확대보기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 전체 조감도. 사진=울산시


지방선거 앞두고 ‘핵심 쟁점’ 부상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란을 지방선거를 앞둔 정책 경쟁의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울산시 핵심 사업으로 추진돼 온 물길 복원사업이 정치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향후 사업 추진 여부와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 울산시장의 역점 사업이라는 점에서 성과와 타당성 여부가 주요 평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반면 야권에서는 사업 규모와 재원 구조를 중심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정책 검증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찬반 구도가 정치권으로 확산되면서 향후 선거 과정에서 경제성, 공공성 등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민 여론의 향방에 따라 사업의 정치적 파급력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타당성·재원 설득력 관건”…추가 검증 필요성 제기


이번 논란의 핵심은 사업의 타당성과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한 설득력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학성공원 물길 복원사업이 대규모 재원이 투입되는 만큼 경제적 효과와 공공적 가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입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사업 효과와 재원 마련의 현실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경우 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향후 보다 구체적인 검증과 공론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박근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tkay8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