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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월간 '춤' 창간발행인 조동화 평론집 첫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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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주년 월간 '춤' 창간발행인 조동화 평론집 첫 출간

한국 현대무용 50년 기록 집대성
한국 현대무용의 형성과 변화를 기록해온 비평가 고 조동화의 평론이 처음으로 한 권에 묶였다. 월간 춤 창간 50주년을 맞아 발간된 '조동화 전집' 제2권 '평론'이 그 주인공이다. 그가 작고한 지 12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조동화 전집 중 '평론'. 사진=늘봄이미지 확대보기
조동화 전집 중 '평론'. 사진=늘봄

늘봄이 펴낸 이 책은 195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50여 년에 걸친 무용 비평 370여 편을 집대성한 책이다. 분량은 1200쪽이다. 800여 명의 인명 색인이 붙어 있다.

이 평론집은 1953년 첫 무용평 '균형의 상실'을 시작으로,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주요 매체와 월간지 신동아 등에 발표된 글을 모았다. 특히 1965년부터 약 15년간 계속한 시평과 공연평은 당시 무용계의 흐름과 논쟁, 제도 형성 과정을 생생하게 담고 있어 연구 자료 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엇보다 이 평론집은 춤을 설명하는 언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 지를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축적된 비평 언어의 역사를 보여준다.

이 책은 글이 발표된 연도순으로 구성돼 있어 독자들은 한국 현대무용의 흐름을 시간 축으로 따라갈 수 있다. 1950년대 전후 불모지 무용계가 1960~80년대를 거치며 계몽기를 통과하고, 1990년대 이후 대중화 단계로 접어드는 과정이 비평을 통해 드러난다.

조동화의 평론은 간결 명료하고 단단한 문체로 유명하다.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의 구조와 의미를 짚어내는 탁월한 분석력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는 평단의 평가도 받는다. 편집을 맡은 평론가들은 "그의 글은 지금 읽어도 여전히 새롭고, 시대를 넘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조동화는 단순한 평론가를 넘어 한국 무용계의 기반을 구축한 인물로 평가된다. 1922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조동화는 서울대 약학대를 졸업하고 1966년 춤 창간 준비호를 발행한 다음 10년이 지난 1976년 월간 춤을 창간하며 무용의 지성화·기록화·제도화를 제시했다. 그는 대한민국무용제와 동아무용콩쿠르 창설에도 관여했다. 무용 용어를 정리하고 체계화해 학문의 기반을 마련하고 한국 무용을 예술로 정립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조동화는 생전에 자기 글을 책으로 묶는 일을 "누가 읽겠는가"며 거절했다. 대신 그는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글을 오려 붙여 여덟 권의 스크랩북으로 남겼다. 편집진은 2015년부터 스크랩북을 디지털화해 복원 작업을 했다. 희미한 활자와 오래된 한자 원고를 정리한 끝에, 이번에 전집이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봤다.

편집을 맡은 평론가들은 "이 책은 한국 무용의 형성과정을 보여주는 지형도"라면서 "무용학 연구의 기초 자료가 될 것"이라면서 "이 책은 단순한 유고 정리가 아니라 한국 현대무용이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정신사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