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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 고용, 이제는 '숫자'가 아니라 '성장'을 말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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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애인 고용, 이제는 '숫자'가 아니라 '성장'을 말할 때다

원종일 한국장애인식개선강사협회 이사
원종일 한국장애인식개선강사협회 이사.이미지 확대보기
원종일 한국장애인식개선강사협회 이사.
오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우리는 지금 다시 묻는다. 장애인의 '고용'을 늘리고 있는가, 아니면 '고용의 질'을 높이고 있는가를.

그동안 장애인 고용은 분명 확대됐다.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의무 고용률 준수 노력이 이어졌고, 정책적 지원도 강화됐다. 그러나 현장의 체감은 다르다. 많은 장애인들이 여전히 단순·반복 업무에 머물고, 경력 발전의 기회는 제한적이다. 고용은 됐지만 성장은 멈춰 있는 구조다.

문제의 핵심은 '기회 불균형'이다. 채용 단계부터 직무 선택의 폭은 좁고, 디지털 기반 직무로 갈수록 진입 장벽은 더욱 높아진다. AI와 데이터,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는 지금, 장애인은 새로운 기회에서 오히려 배제되는 역설에 직면하고 있다.

이제 정책의 방향은 분명하다. 단순한 채용 확대를 넘어 '직무 중심 맞춤형 고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장애 유형과 개인 역량에 맞는 직무 설계, 디지털 기반 직업훈련 강화, 그리고 기업 수요와 연결된 실질적 교육 인프라 구축이 핵심이다.
특히 디지털 전환 시대에 재택근무와 원격 협업 환경은 장애인의 물리적 제약을 낮추는 결정적 기회다. 이를 활용한 맞춤형 일자리 확대는 고용의 질을 바꾸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다. 동시에 기업 역시 장애인을 '보호 대상'이 아닌 '핵심 인재'로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과제는 '장애 감수성'이다. 제도와 인프라가 갖춰져도 조직의 인식이 따라오지 않으면 포용은 작동하지 않는다.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교육과 실천이 병행될 때 비로소 변화는 현실이 된다.

현장에서 만난 장애인들의 말은 단순하다.

"일할 기회를 달라"고 한다. 이는 생계의 문제가 아니라, 자아실현과 사회 참여에 대한 권리다.

해군 군무원으로 근무하며 직접 경험했다. 장애는 능력의 한계가 아니라, 기회 부족이 만든 장벽이다. 기회가 주어지면 누구나 역할을 해낸다.
이제는 답해야 할 때다. 우리는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가, 아니면 함께 성장하고 있는가.

장애인의 날은 기념이 아니라 방향이다.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도약으로, 형식적 고용을 넘어 실질적 기회로 나아갈 때 장애인 고용의 미래는 열린다.

"일할 권리에서, 함께 성장하는 기회로" 지금이 바로 변화의 출발점이다.


임승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isj6820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