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에 따르면 총선이 치러진 2일 태국 각지에서는 조기 총선에 반대해온 반정부 시위대와 이들을 저지하려는 친정부 시위대 간 충돌이 이어졌다. 전날 양측의 총격전으로 7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수도 방콕에는 이날 하루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태국 정부는 총선이 치러진 이날 하루 전국에 병력 13만명을 배치,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다.
전국 9만4000여개 투표소 가운데 야권의 세력이 강한 남부지역을 비롯 1만여 곳에서 비슷한 상황이 계속됐고 전체 유권자 4877만명중 1200만명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콕 일부 지역과 남부지역 수백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취소됨에 따라 이 지역들에서는 곧 재선거가 치러질 예정으로, 재선거후 선거 결과가 확정되기까지는 최소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 투표소라도 선거를 치르지 못하면 선거 결과를 발표할 수 없다고 의회 개원도 불가능한 상황도 예상된다.
태국에서는 하원 의원 500명 중 95% 이상의 당선이 확정돼야 새 의회를 개원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조기 총선은 잉락 친나왓 총리가 지난 3개월간 계속된 정국 불안을 누그러뜨리지 못한 가운데 강행한 것으로 이 기간 중 사망자가 최소 10명, 부상자 600여명이 발생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친나왓 총리의 퇴진과 함께 총선이 1년 후로 연장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야만 비선거기구인 '국민의회'가 친나왓 총리의 오빠 탁신 전 총리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개혁을 실행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정부시위대를 이끌고 있는 수텝 터억수반 전 총리는 이날 군중들을 향해 "이번 선거의 당선자는 결코 타이인들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탁신의 노예들이 당선될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