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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크림반도에 병력 증파…우크라이나 전운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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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크림반도에 병력 증파…우크라이나 전운 고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자치공화국에 2000여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하면서 크림반도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의 말을 빌어 접경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벌이는 러시아군 전투 헬기들이 28일(현지시각) 자국 국경을 무단으로 침입했다고 전했다. 알렉산드로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크림 자치공화국 내에서 군사도발을 즉각 중지해줄 것을 호소한다”며 “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노골적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지역방송에 따르면 13대의 러시아 항공기가 각각 150명의 병력을 태우고 크림반도 심페로폴 인근 그바르데이스코예 공항에 착륙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6일에도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서부지역에서 군사 훈련을 하겠다며 15만명의 병력과 900대의 탱크를 배치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상호협정에 따른 군사훈련일 뿐 군사 개입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국 존 케리 국무장관과의 통화를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주권을 침해하는 어떤 일에도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의 크림반도 추가 파병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서방 지도자들은 우려감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 연방에 의해 취해진 군사적 움직임이 있다는 보도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은 국제사회와 함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개입에는 대가가 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둔다”고 경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유럽 지도자들도 이날 푸틴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를 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악화시켜서는 안 된다고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날 안보리 순회의장국인 리투아니아의 요청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비공식 회동을 가졌다.

친(親) 러시아계가 많은 크림반도는 원래 러시아 영토였으나 1954년 소련 공산당 서기장 흐루쇼프가 일원이던 우크라이나 영역에 포함시켰고 이후 분리 독립 움직임이 계속돼 왔다. 인구 구성도 러시아계가 58%, 우크라이나계가 24%, 타타르계가 12%로 러시아계가 우세하며 주민 대부분은 자신이 인종적으로 러시아인이라고 생각한다. 절반 이상이 우크라이나어 대신 러시아어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