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정영옥 기자]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은 빨간색이다. 빨간색 바탕에 별 5개를 넣은 중국 국기 ‘우싱홍치(五星紅旗)’를 봐도 중국인들이 얼마나 빨간색을 숭배하는지 알 수 있다.
중국인들이 빨간색을 좋아하는 것에 대해 중국인들 대다수는 “정열과 강함의 상징이다” “재물을 불러들인다” “마귀와 잡귀, 액운을 쫓는다” “액운을 피하는 색이라 행운의 상징이다”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빨간색을 좋아한 데에는 분명한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기원전 206년 ‘항우(項羽)’와의 패권다툼에서 승리한 ‘유방(劉邦)’은 ‘한(漢)나라’를 건국하고 1대 황제인 ‘고조(高祖)’에 등극한다. 이후 유방은 황제의 권위를 위해 자신을 포장하기 시작했다.
본래 유방은 현재 장쑤성 리시엔(豊縣‧펑현)에 해당하는 ‘페이(沛‧패)’ 라는 곳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성인이 되어도 가업을 돌볼 생각은 않고, 동네 건달패와 어울려 다니며 불량한 청년시절을 보냈다. 이러한 어두운 과거가 있는 유방으로서는 황제가 된 후 자신의 내력을 포장해야했던 것이다.
사마천의 사기에 의하면 “유방이 패공(沛公)으로 칭한 뒤, 곧바로 ‘치우(蚩尤)’에게 제사지내고, 피로 북과 깃발을 붉게 칠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유방은 스스로를 ‘적제지자(赤帝之子)’라 칭하고 치우의 후손임을 만방에 고했다. 적제지자는 직역하면 ‘적색 황제의 아들’이며, 이는 곧 ‘치우천황(蚩尤天皇)’을 뜻한다.
치우천황은 4700년 전 ‘탁록’ 벌판에서 한족(漢族)의 시조 황제 ‘헌원’을 사로잡아 무릎을 꿇리고 신하로 삼았던 자랑스런 한민족의 선조다. 지금은 한국 축구의 상징인 ‘붉은악마’로 알려져 있다. 유방은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당시 전설적인 황제인 치우천황을 자신의 선조로 삼은 것이다.
이때부터 중국인들은 빨간색을 숭배하기 시작했다. 강력한 군주의 색이며 아무도 범접하지 못하는 특권과 우월감의 상징이 된 것이다. 당시에는 황족과 3품급(品級) 이상만이 빨간색을 사용할 수 있었다.
훗날 동경의 대상이던 빨간색이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는 시대가 도래하자 빨간색은 중국인들에게 최고를 상징하는 색이 되었다. 누구나 황제가 되고 싶고, 황제를 닮고 싶은 욕망이 빨간색을 숭배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역사에 의하면 한나라 이전에는 황색, 검은색, 흰색으로 경사를 표시했다고 기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