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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거침없는 '질주'…도요타 제치고 글로벌 1위 '눈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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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거침없는 '질주'…도요타 제치고 글로벌 1위 '눈앞'

[글로벌 이슈] 2014년 글로벌 자동차 기상도
[글로벌이코노믹=윤선희 기자] 독일의 국민차로 불리는 폭스바겐(Volkswagen)은 1937년 설립된 이후 아직도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아돌프 히틀러는 193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부자들만 탈 수 있는 고급차량만 제조되는 현실을 개탄해 모든 국민들이 탈 수 있는 저렴한 자동차의 생산을 원했고, 폭스바겐은 비틀(딱정벌레)을 만들었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자동차를 77년 동안 생산한 폭스바겐이 2014년에는 글로벌 1위 자동차 기업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미국의 크라이슬러 인수로 메이저 업체로 부상한 이탈리아 피아트와 인수합병 협상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을 정도로 폭스바겐의 질주는 거침이 없다.

▲베이징모터쇼에선보인폭스바겐의신형'페이톤'.이미지 확대보기
▲베이징모터쇼에선보인폭스바겐의신형'페이톤'.
현재 폭스바겐은 폭스바겐 AG의 자회사이고, 폭스바겐 AG그룹은 자동차 전문기업으로 폭스바겐, 아우디(Audi), 포스쉐(Porsche), (Mann), 스카니아(Scania), FAW(First Automobile Works) 유롭카(Europcar)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폭스바겐 브랜드에는 폭스바겐, 스코다(Skoda), 벤틀리(Bentley), 부가티(Bugatti) 등이 있고, 아우디 브랜드에는 아우디, 세아트(Seat), 람보르기니(Lamborghini), 두카티(Ducati) 등이 있다.

2014년 상반기 폭스바겐 브랜드만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300만대를 돌파했지만, (Mann)과 스카니아(Scania) 등 트럭부문을 제외한 폭스바겐 AG의 모든 브랜드를 포함할 경우 497만 대를 판매해 510만 대의 판매량을 자랑하는 1위 도요타자동차(이하 도요타)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트럭부문까지 포함할 경우에는 도요타의 판매량에 거의 근접한다. 미국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이하 GM)492만 대의 자동차와 트럭을 판매해 3위를 기록했다.

폭스바겐은 2014년 상반기 판매가 5.9% 증가했지만, GM의 글로벌 판매는 1.4% 상승에 그쳤다. 폭스바겐은 미국에서의 판매가 7%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제외한 유럽, 아시아, 남미 등 다른 지역에서 선전한 덕분에 GM을 꺾고 글로벌 판매 2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폭스바겐의 올 상반기 유럽 판매량은 7% 증가했고, 단일 시장으로는 최대 시장인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에서는 16% 늘어났다.
반면 GM은 중국시장에서의 판매는 11% 성장했으나, 본사가 있어 가장 중요한 주력시장인 북미지역에서는 2% 성장하는데 그쳤다. 매출에서는 나름 플러스 성장을 보였으나 GM은 유럽, 남미, 아시아가 속한 기타 해외시장에서의 판매가 하락했다. GM은 올 상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 3위로 하락한 것에 대해서는 노코멘트 중이다. 그러나 20142분기 글로벌 판매량이 250만 대를 기록해 2005년 이래로 역대 2분기 실적 중 최대 판매실적을 세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런 실적도 폭스바겐에 이어 글로벌 3위 업체로 떨어지면서 빛이 바랬다.

고질적인 품질문제를 해소하지 못하는 이상 GM이 다시 폭스바겐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기란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정부가 GM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안전이나 품질 등을 이슈로 삼고 있지만 정작 피해를 입고 있는 업체들은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고 폭스바겐은 예외다. 정부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조차 폭스바겐의 성장을 막기는 어렵다. 미국 정부의 영향력이 없는 중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폭스바겐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기 때문에 GM에게 추월당할 가능성은 낮다.

올해 상반기 도요타는 510만 대를 판매해 세계 1위의 자리에 올랐다. 폭스바겐과 GM은 각각 497만 대와 492만 대로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에서 도요타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폭스바겐의 상반기 판매 대수에 대형 트럭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제 분석기관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폭스바겐 산하의 맨이나 스카니아의 상반기 판매량은 약 10만 대에 달한다. , 트럭 판매량을 포함할 경우 폭스바겐의 상반기 판매 대수는 507만 대로 도요타와는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 상반기 도요타의 글로벌 판매 대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3.8%가 증가했다. 반면 폭스바겐은 5.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2분기(4~6) 폭스바겐의 생산대수(맨과 스카니아의 두 브랜드 차량 제외)는 약 257만 대로 도요타의 251만 대를 제쳤다. 폭스바겐의 글로벌 성장 속도가 이미 도요타를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자동차시장 조사업체인 HIS오토모티브는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성과는 눈부시며 폭스바겐의 판매량이 증가한 것은 주로 미국 시장의 호황에 기인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경제가 호전됨에 따라, 소비자의 자동차 구매성향이 전통적인 승용차에서 트럭과 SUV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점이 폭스바겐에 유리하게 작용한 것이다.

▲세계1위등극을눈앞에두고있는폭스바겐.이미지 확대보기
▲세계1위등극을눈앞에두고있는폭스바겐.
도요타와 폭스바겐 모두 중국 자동차시장을 상당히 중시하고 있으며, 중국시장이 향후 양사의 글로벌 순위를 결정짓는 격전지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중국시장에서 두 브랜드의 실적에는 큰 차이가 있다. 올 상반기 폭스바겐의 중국 판매량은 1813000대로 2013년 동기 대비 17.5% 증가했다. 이 중 수입차는 112000대였으며, 중국 현지 생산차량은 1701000대였다. 이를 다시 나누면 합작 브랜드인 상하이-폭스바겐이 851000, 이치-폭스바겐이 85만 대를 각각 판매했다.

다른 외제차 브랜드에 비해 폭스바겐의 상반기 중국 시장 판매량은 상당히 두드러졌으며, 올해 연간 판매량에서 1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하다. 또한 폭스바겐 산하의 아우디와 포르쉐 등 고급 브랜드 차량도 중국 시장에서 매우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아우디는 상반기에 272000대를 판매해 중국 고급차 시장의 톱 대열에 들어섰으며, 포르쉐의 판매 대수도 8%나 증가했다.

한편 도요타의 상반기 중국 판매 대수는 466000대에 그쳤으며, 특히 올해 6월 한 달은 지난해 동월 대비 7.6%나 감소했다. 그동안 9개월에 걸친 증가세가 비로소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그 원인으로 이치-도요타의 주력 차종인 코롤라가 버전업의 시기에 접어들었다는 것, 광치-도요타가 신모델 출시 준비에 바빴던 것을 들 수 있다. 고급차 캠리도 예전처럼 인기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고급 브랜드 렉서스조차도 중국 고급차 시장에서 예전과 같은 명성을 찾지 못한 채 상반기 증가율이 가장 낮은 고급차 브랜드로 선정됐다. 렉서스는 앞으로도 중국 현지공장을 통한 생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브랜드력의 향상도 어렵기 때문에 렉서스의 판매 대수는 최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서 폭발적 성장 2분기 판매량에선 오히려 앞서


'反日감정'에 일제기피현상독일선호 반사이익도


중국 정부도 하이브리드 플러그 독일과 통일 전폭 지지


폭스바겐은 2013년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시장에서 9년 만에 GM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글로벌 판매 실적은 970만 대로 GM971만 대를 불과 1만 대 차이로 따라 붙었다. 결국 2014년 상반기 폭스바겐은 GM을 추월해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상황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중국시장이 폭스바겐의 글로벌 판매실적을 함께 끌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이 중국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세계1위를달리고있는도요타의캠리.2014년상반기에글로벌시장에서1위를차지했으나폭스바겐으로부터1위를위협받고있다.이미지 확대보기
▲현재세계1위를달리고있는도요타의캠리.2014년상반기에글로벌시장에서1위를차지했으나폭스바겐으로부터1위를위협받고있다.
지난 7월 폭스바겐은 이치그룹과 함께 이치-폭스바겐 생산공장 건설관련 공동성명을 체결하고 칭다오를 화둥지역 생산기지로 결정했다. 새로운 공장의 건설은 생산능력의 대폭적인 확대와 좋은 실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시장에서 폭스바겐은 도요타보다 우수한 지지층과 브랜드 인지도를 갖고 있어 중국 시장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폭스바겐의 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반기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도요타는 중국시장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극우주의 외교정책으로 인해 중국 국민들의 일본 차량에 대한 비호감도 도요타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일본 3총사로 불리는 혼다와 닛산도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 매출하락세를 경험하고 있다. 도요타는 20144~6월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6927억 엔(7151억원)으로 2007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국내에서 판매가 감소했지만 전통적으로 강세지역인 북미와 유럽에서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글로벌 판매량은 1022만 대로 기존 목표보다 11만 대를 하향 조정했다. 신흥국시장이 환율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고, 중국시장에서 폭스바겐과의 경쟁으로 인해 판매감소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독일 자동차 기업에 대한 선호도도 폭스바겐이 중국시장에서 확고한 자리를 잡는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최근 중국 정부와 독일 정부는 차세대 주력제품인 친환경자동차에 대해 전폭적인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도요타가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프리우스로 중국 친환경 자동차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폭스바겐의 시장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 중국이 전기자동차의 플러그를 독일과 통일시키기로 함으로써 노골적으로 독일 자동차업체를 지원하는 것도 도요타로서는 부담이다.

도요타는 2008년 세계 최대 자동차 제조업체로 77년간 정상을 차지했던 GM을 넘어 글로벌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곧바로 미국 정부가 안전문제를 제기해 GM에게 1위 자리를 넘겨줬지만 지난 6년 동안 실질적인 1위 업체는 도요타였다. 글로벌 1위 업체에 대한 각국 정부의 시기와 경쟁업체의 질투를 두려워한 도요타는 완성차는 일정 수준만 판매하고, 핵심부품인 엔진을 다른 자동차제조사에 판매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추구했다. 이 점은 글로벌 1위를 향해 돌진하는 폭스바겐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미국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독일 업체인 폭스바겐에게 불리하다.

상반기 GM꺾고 글로벌 2위에도요타 간발의 차 추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