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후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트럼프랠리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두 달여 만에 사라지고 중장기 리스크 시나리오가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국민의 기대와 지지율이 가장 높은 취임 초기에 승부를 내야한다는 의미다.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 유세기간부터 ‘취임 후 첫 100일 간의 실행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으로는 ▲정치 개혁 ▲일자리 창출 ▲규제완화 ▲무역정책 개선 ▲국경 강화 등이다.
당선 직후 우선순위를 재조정해 발표한 ‘취임 100일 청사진’은 의회 동의 없이 대통령 행정명령으로 시행이 가능한 내용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대 중국 환율조작 조사 ▲에너지 생산제한 해제 ▲중단된 인프라 프로젝트 개시 ▲오바마케어 폐지선언 등이다. 이외에도 의회논의가 필요한 ▲세제개편 ▲인프라 1조 투자 ▲이민제한 ▲오바마케어 대체 ▲금융규제 완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오바마 전 대통령 지우기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지며 좌초됐다.
1월 23일에는 TPP 탈퇴를 공식 선언했고 27일에는 이라크·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등 테러 위협 이슬람권 7개국 국민에 대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3월 16일에는 이라크를 제외한 이슬람권 6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취임 후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며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며 지지층인 저학력·저소득 백인층에게 큰 평가를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분야는 테러리즘과의 전쟁이고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항목은 건강의료 분야였다. 특히 오바마케어 폐지와 트럼프케어 상정 등 건강보험정책에 대해 A학점을 준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외교 부문 학점도 12%만 A를 준 반면 ‘반이민’ 행정명령 등 이민정책 부문에서는 응답자의 21%가 A학점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으로 알려진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A와 B 점수를 준 응답자가 각각 17%·22%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4%가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30%는 “더 나빠질 것”, 16%는 “그대로 일 것”이라고 답했다.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팅의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3~15일 사이 등록 유권자 1992명을 대상으로 행해졌으며 표본 오차는 ±2%포인트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