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선 후 세계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트럼프랠리에 대한 낙관적 시각이 두 달여 만에 사라지고 중장기 리스크 시나리오가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국민의 기대와 지지율이 가장 높은 취임 초기에 승부를 내야한다는 의미다.
오는 29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 공약’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는 대선 유세기간부터 ‘취임 후 첫 100일 간의 실행 계획’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구체적으로는 ▲정치 개혁 ▲일자리 창출 ▲규제완화 ▲무역정책 개선 ▲국경 강화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오바마 전 대통령 지우기에 나섰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지며 좌초됐다.
1월 23일에는 TPP 탈퇴를 공식 선언했고 27일에는 이라크·이란·시리아·리비아·예멘·소말리아·수단 등 테러 위협 이슬람권 7개국 국민에 대한 ‘반(反)이민’ 행정명령을, 3월 16일에는 이라크를 제외한 이슬람권 6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취임 후 다양한 정책을 내놓으며 각종 행정명령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며 지지층인 저학력·저소득 백인층에게 큰 평가를 얻었다.
미국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발표한 ‘트럼프 100일 성적표’에 따르면 조사대상의 16%와 23%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100일 업적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각각 A와 B 학점을 매겼다. 부정적 평가인 D와 F를 준 사람들은 13%·24%였다. 민주당원임을 밝힌 사람 중 48%가 트럼프에게 F를 줬고 트럼프 지지자들 중 42%는 B를, 23%는 국정 운영에 대해 C 점수를 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분야는 테러리즘과의 전쟁이고 가장 부정적인 평가를 받은 항목은 건강의료 분야였다. 특히 오바마케어 폐지와 트럼프케어 상정 등 건강보험정책에 대해 A학점을 준 응답자는 9%에 불과했다. 외교 부문 학점도 12%만 A를 준 반면 ‘반이민’ 행정명령 등 이민정책 부문에서는 응답자의 21%가 A학점을 줬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공약으로 알려진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A와 B 점수를 준 응답자가 각각 17%·22%로 집계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4%가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반면 30%는 “더 나빠질 것”, 16%는 “그대로 일 것”이라고 답했다.
폴리티코와 모닝컨설팅의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13~15일 사이 등록 유권자 1992명을 대상으로 행해졌으며 표본 오차는 ±2%포인트다.
이동화 기자 dh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