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럼프 일가 총출동 비용은 얼마?
일가가 총출동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방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그 막대한 경비가 국민들의 혈세가 아닌가하는 의혹도 제기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아들 장남 도널드 Jr과 둘째 아들 에릭은 현지시간 5일 아일랜드 돈버그에서 훌쩍 들른 술집에서 현지 손님들에 기네스맥주를 선심 쓰는 등 여왕의 공식만찬과는 다른 그들만의 파티를 즐겼다. 차남 에릭은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마을에 온 게 즐겁지 않으냐”며 현지인에게 얘기하기도 했다.
영국 공식방문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을 순방한 금주, 4명의 성인 자녀들도 대통령을 수행했다. 도널드 Jr과 에릭, 장녀 이방카와 차녀 티파니다. 대통령 자녀들은 이 외유 속에서도 특히 주목받는 자리에 동석했다. 버킹엄 궁에서 열린 엘리자베스여왕 주최 만찬, 처칠박물관 내각 전시집무실 투어, 노르망디 상륙작전 75주년 기념식 등이다. 두 아들은 돈버그에 있는 트럼프 호텔에 체크인 했으며, 대통령도 워싱턴으로 돌아가기 전 이틀 밤을 이곳에서 보냈다.

■ 일각선 국민들 혈세 사용 의문 제기
이방카와 그녀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는 정권의 직업을 갖고 있지만 대통령의 두 아들은 트럼프가의 부동산사업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경영자인 사인이다. 심지어 이번 외유에는 에릭의 아내 라라 트럼프도 동행했다. 그녀는 2020년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 캠프의 고문을 맡고 있지만, 현직 대통령은 집무와 선거활동을 혼동하지 않는 것이 관례다.
런던 신문 등이 미 국무부 데이터베이스를 조사해 이번 외유에 대해 고급호텔과 고액 리무진이 예약된 사실을 보도하면서 트럼프 자녀들의 경비는 누가 지불하고 있는지 의문이 일고 있다. 미국 국민의 혈세가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게다가 트럼프의 자녀들이 버킹엄 궁전을 방문한 모습이나, 돈버그의 바에서 쿵쿵거리는 것 등을 순서대로 인스타그램에 투고. 땜질에 차가운 눈초리를 보내는 시각도 있다. 예를 들어, 이방카가 처칠박물관에서 기념촬영 한 사진의 투고에는 “너희들의 런던까지 여비를 낼 수 있어서, 나는 매우 기뻐! 너희가 뭔가 둘이라도 학습해 오기를 바랄게”라는 빈정거림도 붙었다.

■ 후보시절엔 오바마 정부 외유 비판
트럼프 측근들은 역대 대통령들도 외유에 가족을 동행했으며 이번에도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2013년 아프리카 3개국을 방문했을 때 두 딸 말리아와 샤샤(당시 미성년)을 함께 데리고 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도 2002년 유럽 3개국을 공식 방문했을 때 쌍둥이 딸 한명(당시 대학생)을 데려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도널드 주니어(41), 에릭(35), 티파니(25), 라라(36)가 동행할 필요성이 있었을까. 미국 국무부에 24년 근무한 제프 라스키 공보과장은 “성인이 된 자녀들의 여비까지 메우는 것은 적절한지 정부기관으로서 윤리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기 전 “그냥 놀러 간 게 아니냐” 오바마 일가의 여행비를 반복해 비판한 바 있다. 후보시절 2012년 4월에는 “오바마가의 스페인 휴가비용에 세금 47만6,000달러가 사용됐다. 그들은 낭비가다”라며 비난하고 있다. 덧붙여 그 숫자는 보수계의 단체가 산출한 것을 인용하고 있었다.
트럼프 전기 ‘트럼프 네이션’의 저자 팀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들을 정계로 끌어들이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아버지의 비즈니스 혜택을 받아온 트럼프의 삶은 인맥과 특권을 얻어 성공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 자신의 아이들에게 자신이 미국 대통령으로서 누리고 있는 특권을 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1,000명도 안 되는 작은 마을 돈버그에서는 지역주민들이 트럼프의 아들들을 환영했다. 미디어를 거느리고 지역 펍 5곳을 오가는 그들을 주민들은 싫어할 리가 없다. 돈버그에서 “트럼프가 이곳에 오니 너무 좋지 않느냐”며 트럼프 형제가 외치자 맥주를 얻어 마신 손님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대통령 외유 중 런던과 더블린에서 수많은 反(반)트럼프 시위를 목격한 형제에게는 이 여정 속에서 보기 드물게 환영하는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이들이 찾은 펍 중 하나인 모리시스의 주인에게 “트럼프 아들들은 정치에 대해 뭔가 이야기 했나요?”물어봤다. 그러자 그는 “그 애들은 그냥 휴가삼아 여기 온 거야”라며 냉소적으로 답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