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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車 선전에 8월 수출 1.3%↑…美 수출은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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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車 선전에 8월 수출 1.3%↑…美 수출은 뒷걸음

반도체·자동차 역대급 실적에도 철강·석유화학 등 다수 품목 부진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사진=현대자동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차 울산공장 수출선적부두. 사진=현대자동차

8월 우리나라 수출이 미국의 고율 관세 부담에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와 자동차가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지만, 철강·석유화학·이차전지 등 주요 품목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한 584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6월부터 시작된 반등세가 3개월째 이어진 것이다. 같은 기간 수입은 518억9000만 달러로 4.0% 줄었으며, 무역수지는 65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 회복세를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였다. 8월 반도체 수출은 151억 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27.1%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와 가격 상승이 호재로 작용했다. 실제 D램(8Gb)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 3.9달러에서 5.7달러까지 상승했다.

자동차 수출은 55억 달러로 8.6% 증가, 8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미국의 25% 부품 관세로 대미 수출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연합(EU7·8.9%↑), 독립국가연합(CIS·22.3%↑) 시장에서 호조를 보였고, 전기차·하이브리드·중고차 판매가 증가하며 성장세를 견인했다. 선박도 31억4000만 달러로 11.8% 늘어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국가별로는 대미 수출이 87억4000만 달러로 12.0% 감소했다. 반도체와 일부 무선통신기기는 예외 품목으로 증가했지만, 자동차(-3.5%), 철강(-32.1%) 등은 관세 여파로 뒷걸음질쳤다. 대중국 수출은 110억1000만 달러로 2.9% 줄며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반도체 수출 확대 덕분에 감소 폭은 크게 축소됐다. 아세안 수출은 반도체와 선박 효과로 11.9% 증가한 108억9000만 달러로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력 품목 중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을 제외한 다수 품목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철강(23억7000만달러·-15.4%)을 비롯해 디스플레이(16억5000만달러·-9.2%), 무선통신기기(15억6000만달러·-14.1%), 컴퓨터(12억달러·-18.2%), 자동차 부품(16억7000만달러·-8.9%), 일반기계(34억5000만달러·-10.4%), 바이오헬스(11억3000만달러·-11.7%), 이차전지(4억9000만달러·-31.3%) 등의 수출은 후퇴했다.

농수산식품(9억6000만달러·3.2%↑)과 화장품(8억7000만달러·5.1%↑), 전기기기(12억9000만달러·5.6%↑) 등은 역대 8월 중 최고실적을 기록하며 수출 증가에 기여했다. 주요 국가별로는 대미 수출이 '트럼프 관세' 여파로 87억4000만달러로 12.0% 감소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대외 환경이 불리한 상황에서도 수출이 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은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덕분"이라며 "미국 관세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 대책을 이달 초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