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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장 전용기, 러시아 GPS 교란 의심 속 불가리아 착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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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장 전용기, 러시아 GPS 교란 의심 속 불가리아 착륙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태운 전용기가 러시아의 GPS 전파 교란 의심 공격으로 불가리아 공항에 수동 착륙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이하 현지시각)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을 태운 전용기는 지난달 31일 오후 바르샤바에서 불가리아 플로브디프로 이동하던 중 전자항법 장치가 모두 작동을 멈췄다.
한 관계자는 “공항 일대의 GPS가 완전히 먹통이 됐다”며 “비행기는 한 시간가량 선회하다 조종사가 종이 지도에 의존해 착륙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불가리아 항공관제 당국도 FT에 “2022년 이후 GPS 전파 방해와 스푸핑이 급증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사건을 러시아의 전파 교란 작전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다만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GPS 전파 교란과 ‘스푸핑’은 본래 군사·정보기관이 기밀 시설 방어를 위해 사용했으나 최근에는 민간 교통과 항공 운항을 방해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EU 최전선 국가들을 순방하며 방위태세를 점검 중이었다. 그는 불가리아 로센 젤랴즈코프 총리와 만나 군수 공장을 시찰했으며 현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푸틴은 변하지 않았다. 그는 포식자이며 강력한 억지력만이 그를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가리아는 구소련제 무기를 비롯해 포탄 등 방산 제품을 우크라이나에 꾸준히 공급해온 핵심 국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순방 일정을 마친 뒤 같은 전용기로 별다른 사고 없이 출국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