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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우한시 뒤늦은 코로나19 사망자 1.5배 수정…‘끼워 맞추기’ 또 다른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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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우한시 뒤늦은 코로나19 사망자 1.5배 수정…‘끼워 맞추기’ 또 다른 의혹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던 지난 2월 1일 중국 우한의 한 주택가 앞에서 장례업체 직원들이 시신이 든 가방을 옮기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을 찍던 지난 2월 1일 중국 우한의 한 주택가 앞에서 장례업체 직원들이 시신이 든 가방을 옮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발생원이 된 중국 우한시는 17일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 수를 새롭게 1,290명 보고했다. 병원 밖에서의 사망 사례를 포함했기 때문으로 이로 인해 우한의 사망자는 당초 발표의 1·5배에 해당하는 3,869명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 정부는 이미 감염자 수나 사망자 수에 거짓은 없다고 하고 있지만, 코로나19의 감염 상황을 축소 보고하고 있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이번 보고로 중국 전체 사망자 수도 4,600명이 넘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집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8만4,000명 가까이가 감염됐다.

인구 1,100만 명을 거느린 우한시에서는 1월 이후, 수개월에 걸쳐서 엄격한 락 다운(도시 봉쇄)가 실시되고 있었지만 이번 달 초에 해제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중국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020년 1~3월기의 국내 총생산(GDP⁃속보치)의 실질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8%감소하며 1992년의 통계 개시 이래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되었다.

■ 사망자 수 1.5배 수정발표 중 당국의 입장

우한시 당국은 성명에서 장례회사나 교도소 등에서 접수된 새로운 기록을 토대로 통계를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걸린 후 자택 등 병원 밖에서 사망한 사람의 수는, 지금까지 기록되어 있지 않았다고 한다. 성명에서는 “시의 코로나19 유행에 관한 정보에 대해 투명성과 정확성을 지키기 위해 통계상의 확인 작업”을 실시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 당초에는 시의 보건 시스템이 포화돼 있어 잘못 계산하거나 간과하는 일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검사 능력이 부족했던 초기에 관해서는, 많은 감염자가 확인되어 있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대변인은 새로운 사망자 수는 유행 데이터인 포괄적인 재평가에 따라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통계 은폐⁃축소 의혹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특히 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러한 의혹제기는 전혀 증거가 없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어떤 은폐도 허락하고 있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 구미, 중국 대응 비판에 WHO에서는 락 다운 칭찬

중국 정부는 작년 12월에 우한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수수께끼의 폐렴에 대해 조사를 개시하고 12월 31일에 세계 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그러나 WHO 전문가가 중국에서의 조사를 허용받은 것은 2월 10일이었고 그때까지 중국에서는 4만 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유행의 중심지가 된 우한의 시장도, 감염자가 100명 정도였던 1월 초순으로부터 도시 봉쇄(락 다운)가 행해진 23일까지 대응이 불충분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 시기에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비슷한 바이러스에 대해 동료들에게 주의를 환기하려 했던 우한의 안과의사 리원량 씨 등 내부 고발에 대해 경찰은 침묵을 지켰다. 리 씨는 이후 코로나19로 사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우한 시내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누출됐다는 미국의 주장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BBC 바바라 플랫 어셔 기자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미국 관리들은 코로나19 발생원 및 유행 대응과 관련 중국의 발표와는 달리 이 지역에 있는 바이러스 연구소 누출설을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는 또 WHO가 친 중국 성향이라며 자금 제공을 중단 한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요양 중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대행을 맡고 있는 도미닉 라브 외교장관도 중국의 대응과 보고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중국이 전례 없는 이동 제한을 단행하면서 코로나19의 감염 확대가 완만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중국이 아웃브레이크(대유행)를 신속히 검출한 것과 투명성을 위한 노력을 칭찬했다.

■ 정확히 1.5배 늘어난 사망자 끼워 맞추기 의혹도

우한시에서의 코로나19에 의한 사망자 수는 이번 수정발표로 거의 딱 50% 증가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이것이 너무 꼭 맞는 것 아니냐며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중국 당국에 의한 코로나19 통계에 대해서는 최근 수개월에 걸쳐서 많은 의문이 제기되어 왔다.

당국이 고의로 사망자 수나 감염자 수를 낮게 발표해 비상시에 능숙한 대응을 하는 것처럼 위장했다는 것이 그 추론이다. 만약 정말 그렇다면 중국 당국은 코로나19가 다른 나라에 얼마나 심각한 피해를 입힐 지도 모르고 국내 숫자를 말도 안 되게 적게 보고한 셈이다.

처음 아웃브레이크가 발생한 우한시 당국자는 데이터를 고의로 만지작거리던 게 아니라 이제야 상황이 차분해졌을 때 기록을 재점검하고 놓친 인원을 추가할 여유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사망자 수는 중국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에 들어갔다는 뉴스와 같은 시점에 발표됐다. 이에 대해 ‘뭔가 다른 뉴스를 은폐하려는 것 아니냐’라는 의심도 나온다. 아니면 이것도 순전히 우연일지 모르지만.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