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콜롬비아 중부 마리살레스에 있는 노숙인 수용시설에서 신부 마리아 세실리아 오소리오(39)와 신랑 알폰소 아딜라(72)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들이 인연을 맺은 것은 한 달 전이다. 선교와 관련한 일을 하는 오소리오는 지난달부터 돈이 떨어져 집세를 낼 수 없게 되면서 이곳의 노숙인 쉼터를 찾게 됐다.
아딜라는 건설업에 종사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일감이 없어지면서 월세를 낼 형편이 못됐을 뿐 아니라 일하던 중 입은 부상 때문에 이곳을 임시거처로 삼게 됐다.
아딜라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아무도 나에게 관심이 없고 환영하지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나를 아끼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을 얻게 됐다”면서 “이곳에서 약을 먹으면서 몸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신혼부부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재택 대기령이 끝나는 다음달 11일께 이곳을 떠날 예정이고 아직 마땅한 직업도 없지만 신의 가호가 있을 것으로 굳게 믿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