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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애플 제국' 맞서 'IT 공룡' 구글 만들고 회사 떠난 에릭 슈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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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애플 제국' 맞서 'IT 공룡' 구글 만들고 회사 떠난 에릭 슈미트

구글 CEO직 페이지에게 넘긴 뒤 알파벳 그룹 회장 맡아
2017년부터는 기술고문으로 물러난 뒤 최근 완전 정리
자유롭고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에도 힘써 성공한 CEO로
에릭 슈미트 알파벳 전 회장.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에릭 슈미트 알파벳 전 회장. 사진=뉴시스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기술 고문인 에릭 슈미트 전 회장이 조용히 회사를 떠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IT 공룡' 구글을 키운 그의 삶이 새삼 조명되고 있다.

마켓워치는 구글의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에릭 슈미트 전 회장이 회사와의 인연을 완전히 정리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에릭 슈미트는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 그룹의 기술자문역을 지난 2월에 사임했다. 슈미트는 2001년에 구글의 대표이사에 지명됐다.

2011년까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온 슈미트는 구글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슈미트는 이후 구글 CEO직을 페이지에게 넘긴 뒤 알파벳 그룹 회장만 맡았다. 2017년부터는 아예 기술고문으로 한 발 더 물러났다.
슈미트는 실리콘밸리의 적자투성이인 작은 스타트업 구글을 세계적인 IT 기업으로 키워낸 전문 경영인이다. 그는 수익성 확보를 통해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 세르게이 브린의 아이디어와 상상력을 현실화했다.

IT 업계 관계자는 "두 창업자는 기술 개발과 미래 사업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고 에릭 슈미트는 이런 기술을 활용해 돈을 벌 수 있도록 했다"며 "구글의 이런 '용병술'이 지금의 구글을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했다.

■ 컴퓨터 프래그래밍에 푹 빠진 소년서 구글 신화의 주역으로


1955년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서 부유한 교수 아들로 태어난 에릭 슈미트는 학창 시절부터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푹 빠졌다. 명문인 프린스턴대 입학 후에도 프로그래밍 연구에 몰두했던 그는 UC버클리에서 컴퓨터 공학 박사 학위를 땄다.

이후 당시 최고의 연구소 중 하나였던 벨연구소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된다.

벨 연구소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 덕분에 1983년 기업용 컴퓨터 시스템을 만드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의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일하게 된다.

1997년에는 MS(마이크로소프트)와 경쟁하던 소프트웨어 개발사 노벨 최고경영자로 자리를 옮긴다.

그러던 2001년 여름 건장한 두 청년이 에릭 슈미트를 찾아오면서 인생이 바뀐다. 구글 공동창업자인 28세 동갑내기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46세인 슈미트을 찾아와 경영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이다.

당시 구글은 ‘닷컴버블’ 속에서 급성장해온 ‘촉망받는 벤처기업’이었지만 수익 기반이 취약했다. 구글 검색 기술은 좋았지만 이를 어떻게 다듬어 경영을 할지 몰랐다.

적자 벤처 구글은 별로 내키지 않은 회사였지만 고민 끝에 슈미트는 결국 제안을 수락했다. 슈미트는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열정과 비전, 통찰력을 믿어보기로 했다”고 밝히며 구글호에 합류했다.

두 창업자와 슈미트는 철저하게 역할을 분담했다. 당시 구글은 급성장하는 회사였지만 경영 시스템이 산만하고 비효율적이었다. 창업자들은 핵심 기술 개발에 매진했고, 슈미트는 사업화에 나섰다.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검색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로 조직을 탈바꿈시켰다.

'모바일 퍼스트’를 주창하며 애플 iOS에 대적하는 안드로이드 OS를 만든 것도 슈미트 회장이다.

1998년 창립 이래 적자에 시다린 구글은 슈미트 합류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2004년 9월에는 나스닥에 상장했다. 이듬해엔 애플 iOS에 대적하는 안드로이드를, 2006년 유튜브를 인수하면서 거대 인터넷 공룡으로 급부상했다.

슈미트는 저서 ‘구글은 어떻게 일하는가’에서 “기술과 인터넷이 중심이 되는 시대에서 기업이 성공하려면 똑똑하고 창조적인 직원을 끌어들이고 그들이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이제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변했다. 소수의 사람들(임원)이 기업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 직원 개인과 소규모 팀이 진행한 혁신이 기업 전체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자유롭고 일하기 좋은 기업문화 조성에도 힘썼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활용하는 이메일인 지메일을 만들어 낸 것도 슈미트다. 메가바이트 급 용량을 기가바이트로 올리자는 직원 의견을 받아들여 만들었다. 슈미트는 도전정신이 충만한 인재를 수혈하고 이들이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슈미트는 2015년 구글을 알파벳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로 바꾼 후 알파벳 회장이 됐다. 구글의 대변인 역할도 했다.

이후 구글의 핵심 사업은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맡았다.

슈미트 회장은 두 공동창업자가 신규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이들을 대신해 세계를 누비며 각국 정부 관계자들과 규제 협상을 벌였고 세계경제포럼(WEF)과 같은 국제 행사에서 강연을 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2017년엔 알파벳 회장 자리에서도 물러나 기술 고문직을 맡았다. 당시 그는 “구글 최고경영자와 회장직을 수행한 이후 저는 더 이상 과학기술과 사회공헌 기부활동에 투신하는 것을 기다릴 수 없었습니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알파벳에서 미래를 위해 일할 것을 기대합니다”라고 말했다.

올 2월 슈미트는 기술 고문직까지 내려놓으며 구글과 완전히 결별했다. 슈미트는 구글을 떠났지만 여전히 알파벳 주식 410만 주(약 7조 원)를 보유하고 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