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NBC 뉴스 예측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우버와 리프트가 하청업체보다는 운전기사들을 고용하도록 하는 독립된 계약업자 지위를 유지하자는 입장이 우세하다.
전날인 3일 우버로 상징되는 미국 내 '긱 이코노미(gig economy·디지털 공간을 매개로 단기간 근로가 이뤄지는 경제 형태)' '온디맨드 비즈니스(ondemand business·기업이 수요자 요구에 즉각 반응해 서비스·상품을 제공하는 사업 형태)' 공유경제 업계에서 일하는 '디지털 플랫폼 단기노동자'의 법적 지위를 결정할 '주민발의 22호(Proposition 22)'가 투표에 부쳐졌다.
우버, 리프트, 도어대시(DoorDash·미국판 ‘배달의민족’) 등 공유경제 기업은 주민 발의 22호를 통과시키려 한다. 우버나 리프트의 운전기사, 도어대시 배달원처럼 특정 기업의 앱(app)이나 플랫폼(platform)을 통해 수익을 얻는 이들을 해당업체 직원이 아닌 ‘독립사업자(independent contractor)’로 규정하자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지난 8월 10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은 AB5법에 근거해 차량공유업체 우버와 리프트에 주 내 운전사들을 독립된 계약자가 아닌 정직원으로 대우하라는 예비명령을 내렸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된 AB5법은 계약업자와 일반직원을 분류하는 기준을 제시해 사실상 직원 역할을 하는 근로자가 유급 병가와 고용 보험 등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에 우버·리프트는 포스트 메이트·도어대시 등 음식배달 플랫폼 업체와 함께 AB5법에서 공유경제 기업의 예외를 인정받도록 하는 주민발의안을 추진했다. 이번 주민투표에서 주민발의안22가 통과되면 이들 업체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계속 영업할 수 있지만 부결되면 서비스를 종료하거나 대규모 정직원 전환을 시행해야 한다.
해당 법에 따라 업체 소속 직원이 아닌 독립사업자로 대우하려면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첫째, 일하는 사람이 해당 회사의 지휘·통제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둘째, 회사의 주요 사업과 연관성이 적은 일을 해야 한다. 우버에서는 운송 서비스가 아닌 다른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셋째, 일하는 사람이 해당 회사 업무와 별개의 직업을 갖고 있어야 한다.
관련 업체들은 반발했다. 이들이 내세운 논리는 ‘플랫폼 노동자는 근로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일하는 독립사업자’라는 것이었다. 결국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판세는 기업들에게 불리한 것으로 보인다. 8월 10일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우버와 리프트가 운전기사를 자사 직원으로 인정하지 않아 관련법을 어겼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업체들이 운전기사를 직고용해 AB5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업체들은 항소했지만 같은 달 20일 항소법원(한국 고등법원에 해당)도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궁지에 몰린 우버·리프트·도어대시는 주민 발의에 나섰다. 플랫폼 노동자를 독립사업자로 분류할 수 있도록 법을 고치겠다는 것이다. 3개사가 주민 발의를 위한 홍보와 로비에 쓴 돈은 약 2억 달러(2260억 원)에 달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8월 두 회사 모두 기존 택시와 비슷한 선단형 모델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즈에 따르면, 이 모델 하에서 이 회사들은 그들의 브랜드를 프랜차이즈처럼 운영자들에게 라이선스할 것이라고 한다.
이 제안은 도어다쉬와 인스타카트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두 제안 모두 공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나 리프트처럼, 이 회사들은 배달 서비스를 위해 직업 노동자들에게 크게 의존한다. 프로프 22의 통과가 없었다면 기업들은 노동자를 고용하기 위한 더 큰 비용을 걱정해야 했을 것이다.
로 칸나 D칼리프는 우버와 리프트가 운전자를 고용인으로 분류하면서 운전자들에게 유연성을 제공하는 것을 막는 현행 노동법에 명시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회사들은 이러한 모델의 물류는 일하는 시간을 추적하는 것이 너무 힘들기 때문에 불가능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버, 리프트, 도어다쉬가 후원하는 위원회인 예스(Yes)가 22일 발표한 성명에서 "역사적인 선거에서 캘리포니아 운전자들은 우리가 독립하고 싶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으며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은 새로운 혜택을 제공하면서 우리의 독립을 보존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고 밝혔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