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백신이 가른 빈부격차...가난한 나라 '남의 얘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백신이 가른 빈부격차...가난한 나라 '남의 얘기'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 예방 백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 예방 백신. 사진=로이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는 지구촌의 모든 나라를 예외 없이 뒤흔들고 있지만 최근부터 시작된 백신 접종의 경우 나라마다 차이가 나고 있다. 경제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디.

특히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서구 경제강국은 전국민이 여러번 접종해도 충분한 백신을 이미 확보해놓은 반면, 백신 접종에 나서기는커녕 아직 제대로 사들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가난한 나라들도 많다.

국가별 경제력 차이가 방역 차원에서는 공평하게 이뤄져야 할 코로나 백신 공급의 양극화를 낳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9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최근 몇 달간 코로나 백신의 개발과 보급이 진행된 것을 보면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은 다수의 제약업체들과 선구매 계약을 체결해 전국민에게 여러번 접종할 수 있는 백신을 확보했고 중국과 러시아는 자체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한 백신으로 전국민 접종을 개시했으나 아프리카 대륙의 상당수 국가들은 이들 선진국과 거리가 먼 현실에 처해 있다며 NYT는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지구촌 한켠에서는 코로나 백신 흘러 넘치고 다른 한켠에서는 코로나 백신을 구경조차 할 수 없는 대조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코로나 사태가 지구촌 여러 지역 중에서도 위험 수위인 것으로 알려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례에 주목했다.

남아공은 국민의 상당수가 빈곤상태에 있는데다 남아공 정부는 재정적자에다 방만한 국가운영으로 국가적인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 코로나 백신을 제대로 공급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기댈 수 있는 대상은 코로나 백신을 공평하게 배분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고소득국가 98개국과 저소득국가 92개국 등 전세계 190개국이 참여해 만들어진 국제 프로젝트 ‘코백스’.

현재까지 20억회분에 가까운 백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코백스는 백신 구매가 여의치 않은 최빈국들에 확보한 백신을 우선적으로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NYT는 “남아공은 국제적인 지원이 절실한 국가지만 막상 국가 경제력 기준으로는 빈국에 들지 않아 코백스를 통한 지원을 받기도 애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상당수 국민은 빈곤 상태지만 남아공내 경제력의 대부분은 백인에 몰려 있어 남아공 내에서도 백신의 양극화가 예상되는 상황이라고 NYT는 전했다.

절대 빈곤층으로 3명의 가족을 부양하는 남아공의 한 가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우리 같은 사람에게는 2025년은 돼야 차례가 돌아오지 않겠느냐”며 비관적인 예상을 내놨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