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다이먼 JP모건 회장 “中 대만 침략하면 제2의 베트남전 될 것” 경고

공유
0

[초점]다이먼 JP모건 회장 “中 대만 침략하면 제2의 베트남전 될 것” 경고

중국 공산당 조롱 발언은 사과했지만 중국-대만 문제 전망 추가 제기...미국 기업인으로서는 이례적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사진=로이터

‘미국의 월가의 대통령’으로도 불리는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이 중국의 지배 하에 있는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을 지난 22일(이하 현지시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공산당을 사실상 조롱한 발언으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홍콩은 JP모건체이스의 아시아태평양 본부가 있는 곳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와중에 월가를 대표하는 금융기관의 총수가 이곳을 찾은 것이 처음이라 국제 금융계의 이목을 끌었으나 “올해 중국 공산당도 창당 100주년이고 우리도 창업 100주년이지만 우리가 더 오래 갈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발언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도마에 올랐다.

중국을 주요 시장으로 공략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로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간파한 다이먼 회장은 23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한 기업인 행사에 참석해 “내가 최근 홍콩에서 한 발언은 JP모건체이스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 지를 표현하려는 취지에서 나온 농담이었다”면서 “중국에 가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해서는 안될 행동이었기에 후회한다”며 수습에 나섰다.

그가 사태가 더 불거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사과의 뜻을 표시한 배경에는 J모건이 중국에 지분 100%를 갖는 증권사를 두는 최초의 외국 금융기업으로 지난 8월 중국 당국의 승인을 받은 것에 문제가 생길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이 보스턴 행사에서 중국 공산당과 관련한 발언에 사과한 것으로 그친 것은 아니다. 결코 농담으로 볼 수 없는 내용의 진지한 주장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대통령도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를 부담스러워 민간함 현안을 미국 주요 대기업의 총수가 거론한 것이어서 향후 중국 정부의 반응에 따라 또다른 파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이먼 “중국이 대만 침략하면 제2의 베트남전 될 것”

블룸버그는 다이먼 회장이 23일 ‘보스턴칼리지최고경영자클럽’이라는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중국 정부에 사과의 뜻을 밝히면서도 추가로 대만 문제를 진지하게 거론해 이목을 끌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그의 주장의 골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면서 대만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제2의 베트남 전쟁’이 될 것이라는 것. 미국이 무리하게 베트남 전쟁을 이어갔지만 결국 실패한 것처럼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한 셈이다.

다이먼 회장은 이날 행사에서 행한 연설에서 “대만에서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면서 “민주정부가 지배하고 있고 독립국가를 표방하고 있는 대만을 중국이 공격한다면 미국이 경험한 베트남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만에 대한 무력 도발로 중국이 기대하는 목표를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개인적인 소신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침략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으면서 대만을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공공연하게 밝혀온 중국 공산당 정부가 그의 발언을 묵과하고 넘어갈지 주목된다.

◇블룸버그 “설득력 있는 주장”

블룸버그는 “서방의 기업인이 중국과 대만의 갈등으로 초래될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미국이 수십년간 이어진 지상전을 통해 베트콩과 벌인 전쟁에서 실패한 역사가 되풀이될 것이라는 에상은 설득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이먼 회장에 앞서 지금까지 많은 정치인, 군사전략가, 학계 전문가들이 중국의 대만 침공에 따른 후폭풍에 관해 전망을 내놨지만 결론은 제각각이었다.

예컨대 일각에서는 중국군이 신속한 공격을 벌여 단숨에 대만군을 제압할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대만의 우방국인 미국, 일본, 호주 등의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중국의 공략이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문제는 중국군이 대만을 침공하는 것으로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중국 입장에서는 중국 본토에서 떨어져 있는 섬나라인 대만에서 장기간 군사력을 주둔시켜야 대만을 복속시킬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간단한 사안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대만의 성인 남성 900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군복무를 마친 자원이고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여론이 강한 것도 중국이 섣불리 침략에 나서지 못하게 하는 배경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