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와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으로 랠리 기대 어려워
이미지 확대보기미국에서는 매년 11월 마지막 목요일 추수감사절 다음날인 블랙 프라이데이와 그 다음 첫 월요일인 사이버 먼데이를 시작으로 12월 25일 크리스마스까지 연말 쇼핑 시즌에 휴일 소비의 80%가량이 이뤄진다. 미국의 주요 기업은 해를 넘기기 전에 연내에 책정된 투자 예산을 쏟아붓는다.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늘어나는 이런 분위기를 타고 이 시기에 뉴욕 증시의 주요 주가 지수도 함께 뛴다. 대체로 한해 마지막인 4분기에는 기업 실적이 올라가기 마련이어서 투자자들은 매년 1, 2월의 기업 실적 보고를 앞두고 매입 주문 경쟁을 한다.
뉴욕 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올해 크게 선전했다. S&P 500지수는 올해 25%가량 뛰었고, 나스닥 지수는 20% 이상 올랐다. 투자자들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빅 테크 기업을 안전한 투자처로 여겼다고 CNN 비즈니스가 지적했다.
오미크론이 미국과 글로벌 경제에 어떻게 파장을 미칠지 아직 가늠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무엇보다 새 변이의 전염성과 치명도 등이 과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투자자들은 이미 오미크론의 위력을 절감하고 있고, 이에 따라 연말 최대 쇼핑 시즌에 판매 실적이 떨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2에 달해 소비가 위축되면 경제 회복이 그만큼 어려워진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통화 정책의 중점을 둘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이날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말을 더는 사용하지 말아야 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고물가 행진이 내년 중반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 채널 CNBC는 파월 의장이 증언을 마친 뒤 연준의 행보가 시장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부상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종료 시점을 몇 개월 앞당기겠다고 말한 것은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해 취한 기존의 통화 완화 정책 종식을 예고한 것이라고 이 방송이 지적했다. 연준이 테이퍼링을 조기에 끝내면 현재 0~0.25%로 묶어 놓은 기준 금리를 서둘러 올릴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을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미국의 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 시점이 이르면 내년 5월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CNBC가 전했다. 블리크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수석 투자 담당자인 피터 부크바는 이 방송에 “연준이 내년 5월에 기준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50%가량”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변수가 남아있지만 연준이 통화 완화 정책을 거둬들이고, 긴축 통화 정책 쪽으로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이는 미국 증시에서 변동성 증가와 약세장 촉발 요인이 될 수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