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코로나19 꺾여도 '대퇴직 행렬' 이어지는 이유는

글로벌이코노믹

[초점] 美, 코로나19 꺾여도 '대퇴직 행렬' 이어지는 이유는

올해 2월 자발적 퇴사자 440만 명으로 다시 증가세… 대면 접촉 근로자 직장 복귀 꺼려
미국에서 지난달에 자발적 퇴사자가 440만 명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미 노동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에서 지난달에 자발적 퇴사자가 440만 명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고 미 노동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 퇴조하고 있으나 미국 근로자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그만두는 ‘대퇴직’(the Great Resignation) 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 2월에 비어있는 일자리가 1,130만 개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미 노동부가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노동부의 2월 구인-이직 보고서(JOLTS)에 따르면 2월에 비어있는 일자리는 지난 1월 당시의 1,128만 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12월 당시의 1,140만 개에 비해 약간 감소한 것이다.

미국의 채용 공고를 보면 금융·보험(6만 3,000건 감소), 비내구재 제조(3만 9,000건 감소) 분야에서는 줄어들었고, 예술·엔터테인먼트·레크리에이션 서비스(2만 6,000건 증가), 연방정부(2만 3,000건 증가)에서는 증가세를 보였다. 2월 전체 채용 인원은 670만 명으로 전월보다 26만 3,000명가량 증가했다.

2월에 자발적 퇴직과 해고를 합한 전체 퇴직자는 610만 명으로 전월보다 5만 명가량 늘었다. 퇴직 비율은 4.1%로 전월 4.0%보다 약간 올랐다. 이직을 위한 자발적 퇴직자는 440만 명으로 전월 430만 명보다 9만 4,000명가량 늘었다. 자발적 퇴직 비율은 2.9%로 전월 2.8%보다 높아졌다. 해고는 140만 명, 해고 비율은 0.9% 수준으로 전월과 비슷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3.8%로 코로나19 이전 최저치인 3.5%에 근접했다.

미국에서 자발적 퇴사자는 지난해 11월에 450만 명에 달해 20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비어있는 일자리가 늘어나고, 퇴사자가 증가하면 기업은 그만큼 구인난에 시달리게 된다. 미국 기업들은 직원 채용과 유지를 위해 직원 봉급을 올려주고 있고, 기업의 인건비 증가는 상품과 서비스 요금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는 지난달에 7.9%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는 별도의 보고서에서 올해 2월 신규 일자리 창출 개수가 67만 8,000개였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직자가 줄어들어 미국에서 비어 있는 일자리가 올해 2월에 전달에 비해 1만 7,000개가 감소하는 데 그쳤다. 올 2월 기준으로 실업자 1명당 1.8개의 일자리가 비어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비어 있는 일자리 숫자가 구직자 숫자보다 적었다.

AP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할 때 현재 구직자 숫자가 수백만 명가량 줄었다. 뉴욕 타임스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약 300만 명가량이 노동 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정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소매업, 제조업, 주 정부를 포함한 지방 정부 소속 교육 관련 업무 종사자들이 ‘대퇴직’을 선도하고 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